입력 : 2025.01.21 10:27 | 수정 : 2025.01.21 10:40
[땅집고] 부동산 관련 온라인 최대 커뮤니티인 ‘부동산 스터디’ 카페에 강남 압구정동,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값과 여의도·목동·과천 아파트값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필명이 ‘사과랑’인 필자는 ‘압구정 재건축 50억인데,여의도·목동·과천 20억대인 이유’라는 글을 통해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의 ‘구별짓기’(La Distinction)라는 개념을 통해 집값 양극화를 설명했다.
<이하 본문>
2020~2024년 사이 강남구 압구정· 서초구 반포와 여의도·목동·과천 재건축 단지 간의 가격 차이가 전례 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2006년 이후 일정한 가격차를 유지하면서 상승해 2016~2020년의 4년간에는 대출을 끼고 여의도·목동·과천에서 압구정·반포로 갈아타기가 가능했습니다.
<이하 본문>
2020~2024년 사이 강남구 압구정· 서초구 반포와 여의도·목동·과천 재건축 단지 간의 가격 차이가 전례 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2006년 이후 일정한 가격차를 유지하면서 상승해 2016~2020년의 4년간에는 대출을 끼고 여의도·목동·과천에서 압구정·반포로 갈아타기가 가능했습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여의도나 과천에서 6~7억원을 대출해 압구정, 반포로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말 현재 여의도·목동·과천에서 압구정·반포(84㎡ 기준)로 갈아탈려면 20억 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이 금액은 대출 등으로 해결될 단위가 아니기 때문에 갈아타기가 거의 어려워진 상태입니다.
4년 전까지는 이동이 가능한 같은 상급지였는데, 4년이 지난 현재 왜 상급지간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그의 저서 ‘구별짓기’(1979)에서 “집을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는 1980년대 이후 선진국에 진입한 미국, 유럽의 문화 현상을 연구한 결과 이들 선진국에서 집의 위치, 크기, 사회적 인식 등은 개인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지위에 관련된 문제로 보았습니다.
2018년 이후부터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의 선진국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거주지 양극화가 심화되기 시작했고, 국민소득이 3만5000 달러를 넘어선 2023년 이후부터 압구정, 반포의 아파트들이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기능하면서 이곳의 국민주택형이 50억원대를 넘어선 것입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이전에는 부의 과시가 명품을 통해 나타났는데,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거주지를 통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르디외적 개념으로 보면 ‘거주지의 구별짓기’가 심화할수록 압구정·반포급(여의도, 한남, 이촌, 성수1-4구역, 잠실, 개포, 대치 등)의 아파트 가격이 다른 지역과 가격 차이를 벌리게 됩니다.
2032년까지 ‘구별짓기’가 가속화될 경우 압구정·반포와 여의도·목동·과천 간의 가격 차이가 2020년에는 1.4배, 2024년에는 2배, 2032년에는 2~3배로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은 실제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발간한 ‘부동산 트렌드 2024’에 따르면, “집이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는 수단이다”라고 생각하는 수요자는 2021년 41%, 2022년 43%, 2023년 52%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2022년의 경우 2% 증가했는데, 2023년에는 9%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저는 압구정 신현대 국평 가격이 26억원이었던 2020년 9월의 글에서 2년 내에 36억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았고 2024년 1월 글에서는 이 아파트가 43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았는데, 이런 예측은 흔히 부동산 분석에 사용되는 공급량·전세가·금리 등의 지표가 아니라 브루디외의 ‘구별짓기’ 같은 소비문화 이론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선진국형 아파트 시장에서 ‘구별짓기’가 심화될 경우 부동산 하락기에도 압구정·반포급은 적게 하락하고, 상승기에는 회복 속도가 빠른, 부동산 안전 자산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입지 변수를 무시하고 현재의 가격 비례율로 미래 가격을 계산해보면 2032년 재건축 후 가격이 압구정 현대가 100억원일 때 여의도 시범은 42억원, 목동5단지가 34억원, 과천 주공10단지가 35억원으로 계산됩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