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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만만하게 봤는데…" 잠실 입성 위해 수 년간 전셋집 전전한 사연

    입력 : 2025.01.21 08:10

    [붇이슈] "추가분담금만 3억 냈다" 재건축 투자 현실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미성·크로바아파트를 ‘잠실 르엘’로 재건축하는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재건축 알아보시는 분들, 10~15년 뒤 입주라고요? 추가 분담금 없고, 환급금 있다고요? 절대 믿지 마세요. 무조건 님이 상상한 것보다 시간은 오래 걸리고, 추가분담금은 더 나옵니다.”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 서울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 과정을 고스란히 겪은 40대 여성 A씨의 게시글이 화제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를 이른바 ‘영끌’로 매수한 뒤 ‘잠실 르엘’로 재건축하기까지 약 10년을 기다렸는데, 그 과정에서 겪었던 시간적·금전적 난관을 솔직하게 털어놔 네티즌들의 공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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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준공한 총 1230가구 규모 미성아파트는 인근 크로바아파트(1983년·120가구)와 통합 재건축해 지하 2층~지상 35층, 13개동, 총 1865가구 규모 대단지인 ‘잠실 르엘’로 탈바꿈한다. 시기별로 재건축 주요 단계를 정리하면 ▲2009년 추진위원회승인, 2014년 조합설립인가 ▲2017년 사업시행인가 ▲2018년 관리처분인가 ▲2022년 착공 ▲2025년 일반분양 예정 ▲2026년 완공 예정 등이다.

    [땅집고] 2018년 서울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현수막이 붙어있다. /조선DB

    A씨는 “잠실 미성아파트를 산 건 2018년이었고, 30대 중반이었는데 돈이 별로 없었다”면서 “당시 대출 규제가 심하지 않아 그 때 시중에 존재하는 모든 대출을 영끌해서 샀다”고 했다. 그가 이 단지 매수를 결정한 것은 잠실에서 젊은날 대부분을 보냈기 때문이다. 20대 중반 다녔던 첫 직장이 잠실이었고, 그 곳에서 남편을 만나 신혼 생활과 첫 아이를 키웠다는 것.

    A씨가 미성아파트를 매수하자마자 1~2주 만에 조합은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고, 이주와 철거까지 빠르게 진행됐다. 당시 조합이 안내한 입주 예정일은 2023년. A씨는 이주비 대출을 최대 한도로 받아 ‘잠실 르엘’이 지어지는 동안 인근 강남구 대치동의 한 낡은 아파트에서 전세 생활을 시작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새 아파트 입주일이 미뤄지면서 고난이 시작됐다.

    A씨는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로 너무 힘들었다, 빨리 내 집이 지어지기만을 기다리는데 재건축이라는 것이 다들 아시다시피 너무 다양한 갈등요인이 있더라”면서 “소송도 하고, 조합장도 바뀌면서 시간이 계속 미뤄지더라”고 회상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원들은 2020년 3월 임시총회 투표를 통해 조합장 및 집행부를 전격 해임했다. 조합이 아파트 설계 변경 과정에서 서울시가 요구했던 대로변 층수 하향 및 초소형 임대주택 건립 등을 수용하고,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제안했던 특화설계 적용을 포기하는 등 주요 안건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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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 비상대책위원회가 일부 조합원들에게 현금·여행상품 등 5100만원 상당 금품을 제공한 롯데건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제기한 소송이 2023년 대법원까지 이어지면서 시공사 변경 위기까지 겪었다.

    A씨는 “그동안 저는 대치동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저희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었으며. 전 40대 중반이 되고 현재 대치동을 떠나 개포동에 정착했다”면서 “다른 조합원 분들도 예상했던 입주 시기가 어긋나고 공사기간은 지연되면서 여기저기 전·월세를 전전하며 불필요한 이사비용, 부동산 수수료, 추가적인 이자 등 여러 곤란한 상황을 겪으셨을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현장. /김서경 기자

    이런 저런 갈등을 겪다 보니 조합이 공언했던 2023년 입주는 결국 무산됐다. ‘잠실 르엘’은 올해 1월 15일에야 조합원 동호수 추첨을 진행했다. 현재 조합은 올해 5월 공정률 70% 시점에서 일반분양 일정을 밟고, 12월 입주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현재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2026년은 되어야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A씨는 “분양가 상한제, 추가 분담금, 롯데건설의 위기 등 화병이 날 얘기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그래도 재건축 공사가 이만큼이라도 진행돼 미완성이나마 우리 앞에 모습을 나타낸 집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재건축 전과 같은 주택형으로 조합원 분양받았다고 밝힌 A씨는 추가 분담금 3억원 정도를 냈다며 “재건축 알아보시는 분들, 10년~15년 뒤 입주라구요? 추가 분담금이 없고 환급금이 있다구요? 절대 믿지 마세요”라면서 “무조건 님이 상상한것보다 시간은 오래 걸리고 추가 분담금은 더 나온다”고 조언했다. A씨는 “온갖 우여곡절 속에 최근 입주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을 보면서 우리도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늘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A씨가 재건축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다. 댓글창에선 “저도 2004년 미성아파트를 매입해서 꼬박 20년 넘게 기다리다 들어가는데 아이 낳기도 전에 사서 중학교 부터는 보낼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림 없었다, 재건축은 평생 한 번이면 족하다는걸 뼈저리게 느낀다”, “재건축 투자 쉽게 보지 말라, 결과만 보면 쉽게 돈을 버는 것 같지만 몸테크 하거나 조합 일 하면서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다”, “재건축 진행 과정은 지켜보면 볼 수록 늙는다”는 등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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