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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어렵길래"..외곽으로 밀려나는 건설사 리스트

    입력 : 2025.01.20 11:39

    [땅집고] SK에코플랜트가 2027년 사옥 이전을 예정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오피스 조감도. /SK디앤디

    [땅집고] 서울 도심 핵심지에 본사를 뒀던 건설사들이 임대료가 비교적 낮은 외곽지역으로 떠난다. SK에코플랜트,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등이다. 건설업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임대료 절감 등 비용 감축에 나섰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2027년 하반기에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 오피스로 사옥을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SK에코플랜트 사옥이 위치한 종로구 수송동에 있는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함께 이전해 통합 사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인력 3000명이 한번에 이동한다.

    SK에코플랜트가 새로운 둥지를 틀 곳은 당초 지식산업센터인 생각공장 영등포로 개발하려고 했던 양평동 4가 1-1부지에 위치했다. SK디앤디와 LB자산운용이 연면적 5만8853㎡(1만7803평)에 지하 5층~지상 20층 규모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할 예정이었지만, 지식산업센터 분양이 어려워지자 오피스 개발로 선회했다. SK에코플랜트는 LB자산운용과 최소 5년의 선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앞서 올해 신년사를 통해 체질 개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형근 대표이사 사장은 이달 2일 “올해도 녹록지 않은 경영이 예상된다”면서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와 재무구조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경영 전략을 밝혔다. 이번 사옥 이전도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 중 하나로 꼽힌다.

    DL이앤씨도 최근 강서구 마곡지구에 들어선 초대형 오피스인 ‘원그로브’로 사옥 이전을 확정했다. 당초 2027년까지 디타워 돈의문에 머물기로 했지만, 높은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DL이앤씨 지주사인 DL은 지난해 11월 ‘돈의문 디타워’를 NH농협리츠운용에 8953억원에 매각했다. 올해 하반기 중 마곡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와 DL이앤씨 모두 건설 경기 불황,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지난해 플랜트 사업 흑자 전환을 이끌었던 SK에코엔지니어링이 원가 상승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지난해 3분기 1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도 감소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3분기 2조1047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는 전년 동기 2조5866억원 대비 18.6% 줄어든 수치다.

    DL이앤씨는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은 5조8796억원, 영업이익은 176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1%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한화건설은 자사가 개발을 맡은 사업지로 본사 이전을 추진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기존 용산역 아이파크몰에서 노원구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지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49층 규모 아파트·오피스·쇼핑몰·호텔 등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만 4조5000억원에 달한다. HDC현산이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부지로 본사 이전을 검토 중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중구 봉래동2가 철도 유휴부지(면적 3만㎡)에 연면적 33만7298㎡, 지하 6층~지상 39층, 5개 동 규모의 전시·호텔·판매·업무 복합단지를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강북권 최초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이스(MICE) 시설이 들어선다. 한화 건설부문이 공사를 진행하고, 사업 시행은 한화임팩트·한화·한화커넥트·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출자해 설립한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이 맡는다. 준공은 2029년으로 사업비는 2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주요 건설사의 본사 이전이 비용 절감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확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요 건설사 영업이익이 줄고 당분간 업황 부진을 예상한다”며 “사옥 이전 뿐 아니라 자산 매각 등 업계 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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