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임대주택 천국 꿈꾼 좌파 독재자" KBS도 찬양했던 포퓰리즘의 종말

    입력 : 2025.01.17 17:12 | 수정 : 2025.01.17 17:33

    [땅집고] 포퓰리즘적 정책이 쏟아지면서 ‘한국의 베네수엘라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때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좌파들이 추앙했던 나라가 베네수엘라이다. 그러나 연간 수만% 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등 경제가 파탄나 500만명 이상이 주변국가로 탈출하기도 했다. 자원부국이 빈곤국가로 전락한 것이다.

    그런 경제 실정에도 지난해 3선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 부동산 정책이다. 그의 부동산 정책은 대규모 공공 임대주택 건설, 주택 임대료 통제 및 임의적 퇴거 금지, 토지공개념 등을 골자로 한다.

    공공임대 주택건설은 차베스 전 대통령이 2011년부터 시작한 정책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500만채의 임대주택에 주민들이 입주했다고 선전하고있다. 임대주택은 소유권은 없지만 저렴한 임대료로 평생 살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인구가 2800만명임을 감안하면 전 국민의 절반이상이 임대주택에 입주했다는 주장이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땅집고]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이 자랑하는 '우고 차베스 사회주의 도시'. 임대주택으로 이뤄진 신도시에는 무료 진료소, 학교, 스포츠 센터, 커뮤니티 정원, 예술 센터, 등이 있다. 도시 곳곳에 차베스 전 대통령의 모습을 그린 벽화가 있다./BBC캡쳐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임대주택 공급실적은 ‘세계적인 기록’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한발 더 나아가 2030년까지 임대주택 70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주장하는 임대주택 500만 가구는 상당부분 과장됐다. 마두로 대통령이 임대주택 370만 가구 입주를 발표한 것이 2021년 10월이었다. 경제난 속에서 130만가구를 추가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도 10년 이상 장기임대 공공주택 재고가 170만 가구에 불과하다. 한국의 민간과 공공 주택공급량도 연간 50만 가구 내외이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경제난과 기술 부족으로 상당수 임대주택은 중국, 포르투갈 등 외국계 회사들이 짓고 있다. 현지보도에 따르면 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게 짓다보니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거나 수돗물 공급이되지 않는 주택도 상당수이다.

    [땅집고] 2024년 부정선거 논란 속에 3선에 성공한 마두로 대통령./조선DB

    ■ 좌파 장기집권의 비결, 임대주택

    실적의 신뢰성 여부를 떠나 마두로 대통령이 임대주택을 줄기차게 짓고 있는 이유는 뭘까.

    사상 최악의 경제파탄속에서도 좌파가 장기집권하는 비결 중 하나가 임대주택이다. 유엔은 작년 베네수엘라 국민의 82%가 빈곤에 처했으며, 절반이 넘는 53%는 기본적 식료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3선에 성공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는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는 스페인에 망명했다.

    베네수엘라의 공공임대주택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원조이다. 1998년 집권한 차베스는 석유산업을 국유화해서 무상교육, 무상의료, 저소득층 보조금 지급에 사용했다. 차베스는 2010년과 2011년 홍수로 인해 상당수 주택이 파괴되자 빈민들에겐 무상으로, 저소득층에겐 저렴한 임대료를 받는 공공 임대주택 정책을 발표한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The Great Venezuela Housing Mission (GMVV)’이다.

    차베스는 2011년 15만3000호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200만호의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차베스는 한때 한국에서도 칭송받던 인물이다. 2006년 KBS 1TV는 ‘KBS 스페셜’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차베스의 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차베스는 2003년부터 일부 노후 주택의 임대료를 9년 동안 동결하고 임대감독국이 임대료를 측정해 임대료를 산정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임대료 통제제도를 채택했다.

    [땅집고] 베네수엘라의 치명적인 물가 상승률 /조선DB

    ■ 석유 팔아 집만 짓다 망한 나라?

    2013년 차베스 사망이후 정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임대주택 정책을 확대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세계사의 유례 없는 속도로 공공임대주택을 짓는다고 선전하는 사이에 베네수엘라 경제는 파탄상태에 빠졌다. 매장량 세계 1위의 석유부국으로, 한때 중남미의 강자였던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파탄난 원인은 무엇일까.

    ☞아직도 발품파세요? AI가 찾아주는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베네수엘라 추락의 원인은 2014년 말부터 시작된 저유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좌파 독재자들의 포퓰리즘에 있다.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생산적 부문에 투자하지 않고 이른바 무상복지로 탕진했다. 공공임대주택 재원도 당연히 석유판매대금이었다. 임대주택은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사회정책으로, 2011년에만 약 132억 5000만 달러의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 매표 수단으로 전락한 임대주택

    임대주택이 사실상 매표 수단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여당이 집권한 주에서 1000명당 약 8채의 주택을 건설했으며, 6개의 야당 통치 지역에서는 1000명당 4.8채의 주택만을 건설했다는 통계도 있다. 야당은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임대주택에서 쫓겨난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일부 임대주택은 신도시형이다. AP통신이 2016년 소개한 ‘우고 차베스 사회주의 도시’의 공공임대주택에 1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도시에는 무료 진료소, 학교, 스포츠 센터, 커뮤니티 정원, 예술 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우리식으로 하면 ‘서민들의 타워팰리스’라고 할 만큼, 고급 임대주택이다. 임대주택이 좌파 독재자 차베스의 선전물로 전락한 것이다.

    AP통신은 “우고 차베스 사회주의 도시에는 차베스 대통령의 상징인 붉은 베레모가 그려진 그림들로 도배되어 있다”면서 “이곳 유권자의 95%가 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공공임대주택이 열혈 지지자들의 집단거주지로, 좌파 장기집권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이다. 과거 서구의 좌파단체들은 베네수엘라의 임대주택정책을 집값 상승과 임대주택 부족 사태가 발생하는 서구사회의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인 것처럼 칭송하기도 했다./hbcha@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