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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짜리 아파트가 60억으로" 강남 재건축 신화로 불리는 '이 단지'

    입력 : 2025.01.16 14:02 | 수정 : 2025.01.16 14:58

    [땅집고] 서울 강남구 대치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대치동부센트레빌 공사 현장. /조선DB

    [땅집고] “5억짜리 아파트 재건축하니 60억 됐는데, 분담금은 1억원도 안 들었다니… 그야말로 재건축의 신화네요!”

    최근 서울 핵심 지역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조합원마다 수억원에 달하는 ‘분담금 폭탄’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데도 분담금이 1억원 미만으로 적었던 데다, 사업 기간도 5년 미만으로 짧아 정비업계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성공 사례가 있어 재조명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대치동부센트레빌’(☞단지정보 알아보기)이다.

    현재 서울에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중반 준공한 단지들이다. 용적률 100%면서 5층 내외로 사업성이 높은 저층 단지가 먼저 재건축을 하나둘 마친 뒤, 용적률 200% 정도로 10층 내외인 중층 아파트가 그 뒤를 이어 차례로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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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치주공아파트는 1980년 준공한 최고 12층, 총 551가구 규모 단지였다. 용적률은 200% 초반대. 통상 용적률이 이 정도 되는 중층 아파트라면 종상향을 하지 않는 이상 재건축하더라도 아파트 가구 수를 크게 늘리기 어렵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 단지의 경우 2001년 4월 서울시가 도시계획조례를 변경하기 전 재건축을 서둘러 진행하면서 용적률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혜택을 받았다. 서울시가 300가구 이상 아파트라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는데, 건축심의를 신청한 단지는 제외해주기로 하면서 용적률을 297%까지 받아냈다. 이에 따라 기존 551가구가 최고 29층 높이의 805가구 규모 중형급 단지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이런 가구수 증가는 일반분양 물량 증가로 이어지면서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을 떨어뜨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부분 조합원이 1억원 미만 분담금을 냈다. 예를 들어 기존 23평 주택에 거주하던 조합원이 45평으로 이동하는 데 불과 8705만원을 냈다. 31평 조합원이 54평을 배정받으면서 5603만원만 추가로 부담했을 뿐이다.

    모든 주택형을 대형 평수 위주로 구성한 것도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당시 일반분양 물량이 254가구였는데 모두 40평 이상 대형이었으며, 분양가는 45평 기준 최고 7억3200만원이었다. 소형이나 중소형 주택 대비 분양가가 비싼 대형평수를 일반분양한 결과 조합의 분양수입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조합원이 마련해야 할 추가 분담금이 줄어들게 됐다.

    이런 가운데 시공을 맡은 동부건설도 ‘대치동부센트레빌’ (☞단지정보 알아보기)을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다. 2000년 시공사 선정 당시 시공능력평가 19위 건설사였던 동부건설은 1위 삼성물산과 경쟁한 결과 31표 차이로 시공권을 따내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비결은 낮은 공사비였다. 동부건설이 3.3 (1평)당 공사비로 252만원을 써낸 반면, 삼성물산은 이보다 20% 가량 높은 300만원을 제시했던 것. 여기에 동부건설은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시공사가 부담하고, 조합원들에게 1억원 이상 이주비를 무이자로 지급했다. 커튼월 마감 등 고급 사양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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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대치동부센트레빌’은 서울시 재건축 정책, 대형평수 구성, 시공사의 적극적 지원이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재건축 사업을 마칠 수 있었다. 보통 재건축 사업 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은 걸리는 반면, ‘대치동부센트레빌’은 안전진단부터 입주까지 56개월로 약 4년 8개월 걸렸을 정도다. 2002년 2월 안전진단을 신청한 뒤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계획인가 등 절차를 밟고 공사기간 3년을 거친 뒤 2005년 1월 입주했다.

    재건축 전후로 집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2000년 말 재건축 시공사 선정 당시 대치주공아파트 34평 주택 시세가 5억원 정도라고 전해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대치동부센트레빌’은 지난해 기준 가장 작은 46평이 12월 45억3000만원이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했다. 10월에는 최대 주택형인 61평이 5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재건축 전 5억원에 불과했던 집이 1억 미만 분담금으로도 최대 6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가 된 셈이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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