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1.15 11:08 | 수정 : 2025.01.15 16:20
[땅집고] 치매에 걸린 70대 아내를 4년간 간호해오다 살해한 80대 남편에게 징역 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최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8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3년 9월 경기도 자택에서 70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2020년 치매인 아내를 혼자 돌보며 지내오다 간병부담을 이기지 못해 부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 법원은 고령으로 심신이 쇠약한 A씨가 부인을 살해한 후 자살하기로 마음먹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최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8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3년 9월 경기도 자택에서 70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2020년 치매인 아내를 혼자 돌보며 지내오다 간병부담을 이기지 못해 부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 법원은 고령으로 심신이 쇠약한 A씨가 부인을 살해한 후 자살하기로 마음먹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한국에서도 간병에 지쳐 배우자나 부모를 살해하는 이른바 간병살인이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간병살인의 형량은 어떨까? 살인죄의 평균 형량은 12.1년이다. 그런데 간병살인의 경우, A씨처럼 정상 참작이 돼 평균 5.5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는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고령화가 진전된 일본에서는 간병 살인의 형량이 얼마나 될까. 일본도 케이스별로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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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간병중 아내를 살해한 요시다 토모사다 피고(80)에게 도쿄 지방법원은 징역 3년, 집행 유예 5년의 판결이 내렸다. 당초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피고는 2016년부터 부인의 병세가 심해지면서 간병은 물론 가사를 전담했다.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결정적인 이유는 가족들의 증언이었다. "형은 어릴 때부터 친절하고 성실하고 조용하다. 난폭한 것도 본 적이 없다", "친절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었다. 부인을 위해 아침마다 3종류의 과일을 준비했다.”
작년 89세의 아내를 살해했다고 94세 노인도 삿포로 지방법원 재판에서 징역 3년 집행 유예 5년이 선고됐다. 주변 증언을 통해 치매를 앓던 아내에 대해 성실하게 간병을 했으며, 동반자살을 하려고 했다는 점이 인정됐다.
2013년 일본 도쿄 아다치구(足立區)에서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46세 남성이 긴급체포됐다. 그는 어머니를 목 졸라 죽이고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경찰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병하느라 통장이 바닥났고 정신적으로 더는 견딜 수 없었다"면서 "나도 자살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도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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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일본의 언론에 보도된 간병살인의 재판 결과는 집행유예 판결이 상당수이다.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본인의 동반 자살을 시도했으며, 비교적 장기간 성실하게 간병한 점이 인정받았다.
최근 도쿄 지방법원에서 91세의 어머니를 간병살인한 61세 자식에 대한 징역 4년의 판결이 내렸다. 피고는 재판에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아들의 사정을 감안해 어머니가 나에게 죽여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피고는 살인을 저지른 후 수면제를 다량 복용, 의식 불명의 상태로 쓰러져 있다 경찰에 발견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간병피로보다는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살인을 저질렀고, 진지한 반성이 없어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집행유예 판결이 지나치게 많아 간병살인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hbch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