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계엄 사태 유탄에 무너진 첫 건설사…신동아건설, 결국 흑자도산

    입력 : 2025.01.10 16:23

    [건설사기상도] 계엄탄핵 후폭풍 본격화…신동아건설, 5년 만에 또 법정관리
    /인베스트조선

    [땅집고] 과거 국내 최고층 랜드마크였던 63빌딩을 건설한 이력으로 ‘건설명가’ 명성을 자랑하던 신동아건설이 단돈 60억원을 막지 못해 이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수도권 비(非) 인기지역과 지방 위주로 새아파트 분양에 나선데다 계엄 탄핵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쓰러진 것이다.

    ■5년 만에 또 망해…현금 부족으로 60억 어음 못막아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신동아건설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977년 설립한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58위로, 63빌딩 건설과 아파트 브랜드 ‘파밀리에’로 인지도를 쌓은 중견건설사다. 지난해 태영건설에 이어 올해 연초부터 신동아건설까지 굵직한 건설사마저 경기 불황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신동아건설이 위기에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완전 자본 잠식으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력이 있는 것. 이후 뼈를 깎는 구조 조정을 통해 2019년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나, 불과 5년 만인 올해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이번에 신동아건설이 부도를 맞게 된 이유는 바로 ‘현금 부족’이다. 지난해 12월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원 규모 어음을 막지 못하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굵직한 중견건설사가 이 정도 금액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사실상 신동아건설이 보유한 현금이 바닥 수준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 매출 7530억에도 현금 부족…전형적 흑자도산

    [땅집고] 2021~2023년 신동아건설 사업 실적 추이. /이지은 기자

    신동아건설의 재무제표와 현금흐름표를 보면 전형적인 ‘흑자도산’ 상태에 빠졌음을 알 수 있다. 서류상으로는 꾸준히 영업이익을 창출해내고 있어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날이 현금이 바닥을 보이고 당장 수금이 어려운 채권만 증가하고 있어 기업을 운영할수록 손해인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2019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5년 동안 2022년 약 33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흑자를 내왔다. 2023년에는 매출액이 7530억원, 영업이익이 179억원을 기록하는 등이다. 반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1년까지만 해도 2억8100만원이었다가 2022년 -2147억원으로 급격히 악화된 이후, 2023년에도 -644억원으로 마감했다.

    [땅집고] 신동아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맡아 지난해 12월 분양했던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홈페이지에 아파트 모집공고를 취소한다는 공지문이 게재됐다. /분양 홈페이지

    신동아건설이 2022년 인천도시공사로부터 검단신도시 AA23블록 아파트 부지 3만8846㎡(1만1750평)를 약 1240억원에 매입한 것이 돈맥경화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추정된다.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아파트인데, 지난해 12월 말 1순위에서 618가구를 모집하는 데 313명이 청약하면서 경쟁률이 0.5대 1로 저조해 계약금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 결국 신동아건설은 이 단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취소하면서 사업에서 손을 뗐다.

    업계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탄핵 사태와 정부의 대출 규제 등 돌발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올해 검단신도시에 분양했던 아파트 대비 청약률이 유독 저조했던 점을 고려하면 해당 당지가 계엄 탄핵의 직격탄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미분양으로 공사비도 못받아…미수금 증가

    이런 가운데 신동아건설이 시공을 맡은 아파트 대부분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입지라 미분양을 피하지 못한 것도 자금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6월 경기 의정부시에 분양한 ‘의정부역 파밀리에 II’는 120가구에 114명이 접수하면서 평균 경쟁률 1대 1을 못채우는 등이다.

    이렇다 보니 공사 대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회수가 어려운 매출채권만 증가하면서 유동성이 더 악화됐다. 실제로 2022년 말까지만 해도 1055억원이었던 공사미수금이 2023년 214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아건설은 지난 6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우리 회사는 급격한 자금 사정 악화와 누적된 부채로 인해 더이상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 부득이하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신동아건설은 약 4주 뒤 법원이 진행하는 법정관리 개시 결정에 따라 구조조정이나 채무 변제, 보유 자산 매각 등 노력으로 분양계약자와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leej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