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1.12 07:30
[2025 부동산 시장 대전망] 황경식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올해 집값 오르기 힘들지만…서울-수도권-광역시-지방 다 따로 놀 것”
[땅집고] “2025년 부동산 시장은 과거처럼 서울-수도권-광역시-지방소도시가 일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마다 국지적인 양상을 보일 겁니다. 일부 선호 지역은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반면 나머지 비인기지역은 조정을 받는 일시적 후퇴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으로 부동산학 석·박사를 취득한 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과 한양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에서 강단을 잡고 있는 황경식 겸임교수. 그는 올해 부동산 시장 향방에 대해 “평균적으로 보면 전국 집값은 하락세,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올해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전국 평균 통계로 1~3% 하락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지방소도시 집값이 모두 떨어진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지역 선호 입지와 분당신도시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등에선 소위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현상으로 집값 상승세가 관측될 수 있다. 반면 그 외 지방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주택 가격이 2024년 수준의 보합세나 하락 추이를 보일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상승한다고 전체 통계를 견인하긴 어렵다.
통상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의사에 구매력이 더해져야 수요가 형성되고, 이 수요가 어느정도냐에 따라 주택 가격이 움직인다. 현재 국민 실질소득이 전년 대비 떨어진 데다, 기존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 부담이 커져 가계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면서 국민들의 주택 구매력이 크게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신혼부부나 신생아 가구에게는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긴 하지만, 이들 숫자가 매매시장 거래량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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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전세값은 어떻게 움직일까.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가격 하락 전망이 우세할 경우 수요자들은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보다 전세 형태로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전국 평균 1~3%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주거 비용이 증가했고, 전세금 미반환 피해에 대한 우려가 짙은 상황이라 전세 대신 소위 ‘반전세’라고 하는 보증부월세를 택하는 수요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에서 내 집 마련 전략은.
“먼저 무주택자라면 올해 3기 신도시에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하거나, 원하는 지역 내 주택 가격이 본인의 구매력에 맞는 수준으로 하락하는 시기를 노리면 내 집 마련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2주택자의 경우 증여 등 자산 이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 주택 보유 비용을 절감하고 우량 자산을 유지할 수 있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각 주택별 수익성을 분석해 계속해서 보유해나갈 주택과, 매각해야 유리한 주택이 각각 무엇인지 재검토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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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탄핵 정국으로 정권이 교체될 경우 시장 향방을 점치자면.
“과거 민주당 정권은 취득세·보유세·양도세 등 세금 정책을 활용해 주택 거래를 억제하려는 정책을 펼쳤던 한편, 기준금리 인하 및 공적원조 등으로 시장에 많은 현금이 유통되는 정책도 병행했다. 이런 기조로 미루어볼 때 만약 여론처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주택 매매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증가하더라도 세금으로 인한 후생손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정책은 정부가 부동산 관련 세금을 모두 일반 세율로 전환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사회적 부가가치가 공급자와 수요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해서 부동산 산업을 선진화하고 활성화하는 것이다. 더불어 대출을 이용하는 수요자의 신용과 담보물건에 대한 엄격한 평가기준을 세분화하면 시장 참여자들의 구매력을 높여 자유로운 시장 질서가 확립하도록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