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1.08 15:22 | 수정 : 2025.01.08 15:49
[2025 부동산 시장 대전망]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전셋값은 폭등, 매매가는 하반기 정책 따라 달라진다”
[땅집고] “올해 하반기쯤이면 주택 시장이 정부의 규제 완화 등 지원을 받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세수가 역대급으로 부족한 현 상황에서 세금을 쓰지 않고 경기를 부양하려면 현 윤석열 정부든, 탄핵 후 들어서는 새 정부든 각종 대책을 마련해 건설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기 때문이죠.”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대우건설 주택 부문에서 근무한 이력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행업체인 피데스개발을 차려 성공한 김승배 회장. 주택·부동산 현장 경력만 40년째인 그는 국내 디벨로퍼 업계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지난 7일 만난 김 대표는 2025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주택 공급이 워낙 부족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상승세를 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내수 경기를 살리는 방향의 정부 정책이 나와준다면, 하반기 들어 건설부동산 시장이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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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가 주택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세수 부족으로 한국은행에서 일시 차입한 돈이 17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을 썼다는 얘긴데,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이렇게 세수가 펑크나 돈을 뿌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수 경제를 살리려면 주택 경제를 부양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 탄핵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새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현 정부든 새 정부든 건설부동산 시장 관련 완화책을 내준다면 올해 3~4분기쯤에는 주택 경기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가격은 어떻게 움직일까.
“전국적으로 평균 1~3%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역별로 나눠서 보면 수도권의 경우 상반기는 보합을 유지하지만, 하반기는 상승세가 점차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주택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방의 경우 상반기 약한 하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에 회복하는 양상을 보일듯 하다.
만약 새 정부가 들어선다면 전체적으로 주택 매매가격에 좀 더 힘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역사적으로 신 정부마다 집권 후 가장 먼저 내수 경제를 살리는 데 신경써왔는데, 현재 경제의 한 축인 건설부동산 시장이 크게 가라앉아 있는 상황이라 이를 타파하기 위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올해 전셋값은 폭등한다는 전망이 우세한데.
“동의한다. 전국 평균으로 보면 1~3% 정도 상승, 서울 및 수도권 핵심 지역에는 이보다 더 큰 상승폭이 관측될 것으로 본다. 전셋값을 좌우하는 지표 중 하나로 착공량이 꼽히는데, 서울의 경우 2019년 이후 착공 물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경기권 역시 2020년 이후 계속 내리막을 그리고 있다. 통상 주택 유형별로 아파트는 착공 후 3년 정도면 준공하고, 비(非) 아파트는 1년이면 준공한다. 이런 착공과 준공 시점 간 간극을 고려하면 올해부터 아파트 공급 부족이 본격 시작돼 올해 전세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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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올해 부동산 시장 리스크를 꼽자면.
“공급부족, 자금시장 경색, 거시경제 불확실이다. 공급부족의 경우 전셋값 폭등에 이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정부가 개인 대출도 제한하고 있고, 사업자 금융도 많이 막힌 터라 자금 경색으로 부동산 경기가 더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이후 어떤 성향의 정부가 들어설지에 따라 시장 향방이 많이 갈릴 것 같다. 다만 어떤 정부든 주택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라는 것을 인지했으면 한다. 부동산과 관련해 시장을 존중하지 않고 이념적으로만 접근하는 경우 왜곡된 정책을 내놓게 돼,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처럼 집값 폭등이란 부작용이 발생했던 역사를 무시해선 안될 것이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