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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우공이산" 부산시가 7800억 써서 산 통째로 깎아내는 이유

    입력 : 2024.12.31 07:30

    [땅집고] 부산시 강서구 일대 욕망산 한가운데가 움푹 파인 자리에 도로가 들어서있다. /부산항만공사

    [땅집고] “어떻게 산 하나를 파서 없앨 생각을 다 했을까요? 현대판 우공이산 그 자체네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부산시가 7800억원 이상을 들여 산 하나를 통째로 없애는 공사를 진행 중이란 소식이 재조명되고 있다. 나무로 빽빽했던 산 한가운데가 푹 파여 도로로 바뀌고, 산이 깎여나간 자리에는 토사가 드러나있는 사진이 퍼지면서, 부산시가 굳이 수천억원을 들여가며 산을 없애려 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는 네티즌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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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부산항만공사가 2035년까지 7825억2200만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부산항 신항 북 컨테이너 2단계 항만배후단지 위치. /부산항만공사

    [땅집고] 부산항 신항 북 컨테이너 2단계 항만배후단지 완공 후 예상 모습. /부산항만공사

    이 프로젝트는 부산항만공사가 7825억2200만원을 투입해서 진행하는 ‘부산항 신항 북 컨테이너 2단계 항만배후단지 조성사업’ 중 1차인 욕망산 제거 공사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안골동에 자리잡고 있던 최고 150m 높이 욕망산을 파내고 이곳에 복합물류시설과 업무편의시설 등을 갖춘 항만배후단지를 만드는 공공개발사업인 것. 이렇게 조성하는 항만배후단지 규모는 축구장 75개와 맞먹는 52만2000㎡에 달한다.

    욕망산 제거 공사는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5위로 대형 건설사인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맡았다. 2021년 입찰 당시 공사비가 5754억원으로 2006년 부산항 신항이 개항한 이후 발주된 사업 중 단일 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에 DL이앤씨, 대우건설, 한라건설 등 굵직한 건설사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했는데 심사 결과 DL이앤씨가 수주 깃발을 꽂은 것이다.

    [땅집고] 욕망산이 부산항 신항 북 컨테이너 2단계 항만배후단지 조성사업으로 일부가 깎여 나가 토사를 드려내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는 욕망산을 파내는 이번 사업으로 항만배후단지 부지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토사와 석재 등 자원을 획득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한다. 최근 환경 파괴 등 이유로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되면서 항만공사용 골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욕망산을 부수면서 나온 석재를 부산항 신항 개발 사업이나 진해 신항 매립 사업 등에 활용하면 자재 걱정을 덜 수 있을 뿐더러 예산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150m 높이 욕망산에서 얻을 수 있는 석재 자원 규모는 최대 4000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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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공사 기간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 멀쩡한 산을 깎아내려면 표토를 제거하고 땅 속 깊숙히 박혀 있는 암반을 잘라내는 등 작업이 필요해 완공까지 12년 정도가 걸리는 것. 부산항만공사는 1차로 2023년 욕망산 제거 작업에 착수해 2033년 완공할 예정이고, 2차 항만배후단지 조성 작업은 2년(2033~2035년)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욕망산을 통째로 깎아내는 사업 현장 사진을 접한 네티즌 사이에선 “멀쩡히 있던 산을 없애는 모습을 보니 옛 사자성어인 ‘우공이산’이 생각난다”, “이렇게 ‘부산’에서 ‘산’을 다 없애서 ‘부’가 될 기세”라는 등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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