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옆집 반찬도 보이겠네" 다닥다닥 붙은 오피스텔…마피 매물까지 나와

    입력 : 2024.12.30 07:30

    [땅집고]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유성’ 오피스텔 공사 현장. 동간 간격이 너무 좁아 화제가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와, 동간 거리가 저렇게 가까우면 이웃집 저녁 반찬도 보이겠네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창문을 열면 옆집 방안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동간 간격이 좁아보이는 주택 단지를 촬영한 사진이 돌면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직 입주 전으로 골조 공사 단계에 있지만, 추후 이 주택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사생활 침해 등 각종 생활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이 단지는 현대건설이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에 시공 중인 ‘힐스테이트 유성’으로,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이다. 지하 3층~지상 26층, 4개동, 총 473실로 오피스텔 중에서는 규모가 제법 큰 편이다. 2025년 10월 입주를 앞두고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2022년 6월 최초 분양한 ‘힐스테이트 유성’은 최고 6억5930만원에 분양했다. 총 473가구 중 20%를 대전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분양한 결과 598명이 청약하면서 경쟁률 6.36대 1을 기록했다. 모든 세대를 거실과 침실 3개, 화장실 2개 등을 포함하는 전용 84㎡로 구성해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로 지어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제법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땅집고] ‘힐스테이트 유성’ 동 간 거리가 약 10m에 불과하다. /호갱노노

    하지만 이 단지 골조가 제법 올라간 모습을 본 수요자 사이에선 아무래도 오피스텔이 아파트를 완벽하게 대체하기는 어려워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동간 간격이 지나치게 좁다.

    이는 ‘힐스테이트 유성’이 일반상업지역에 들어서는데, 이 땅에 허용하는 건폐율 70%를 거의 꽉 채워서 건축 설계하는 바람에 같은 단지 내 건물끼리 가깝게 배치됐다. 지도상으로 보면 단지 북쪽에 위치한 101동과 이웃한 104동 간 간격이 약 10m에 불과하다.

    건폐율이란 전체 대지면적에 대해 건축물의 1층 바닥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100㎡ 대지에 올라선 건축물 바닥면적이 40㎡이라면, 건폐율이 40%가 된다. 건폐율이 높을수록 주어진 땅을 꽉 채워서 건물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낮을수록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실질 면적이 작다는 얘기다.

    [땅집고] 아파트 동간 간격을 넓히고, 그 자리에 조경을 조성한 대구시의 한 단지 모습. /주택플러스

    현행법상 용도지역마다 허용하는 건폐율이 각각 다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는 일반주거지역은 50~60%,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건축 가능한 상업지역은 80~90% 등이다.

    이렇게 주어진 건폐율을 꽉 채워서 건축할 경우 대지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주택을 지을 때 건폐율이 너무 높다면 이웃 간 조망 간섭이 벌어지고, 해가 옆 동을 비추면서 생기는 그림자가 이웃 동에 드리워져 그늘 때문에 일조권 침해가 발생하는 등 단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아파트 단지에서 입주민들이 거주하면서 쾌적하다고 느끼려면 건폐율이 20% 이하여야 적당하다”면서 “남은 대지에는 또 다른 건축물을 짓는 대신 나무나 꽃 등으로 조경을 꾸려서 주거 쾌적성을 높이는 것이 요즘 주택 시장 트렌드”라고 했다.

    한편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유성’에선 집주인들이 분양가보다 낮은 금액에 매물로 내놓은 ‘마피 매물’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103동에선 12층 오피스텔이 6억1820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1000만원 할인에 나선 등이다. 올해 대전시 일대에서 도안신도시 등 핵심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파트 집값이 주춤하자, 대체 상품인 오피스텔 시장에도 가격 하락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eej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