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2.26 15:40
[땅집고] 조합 갈등으로 멈춰선 서울 노원구 상계뉴타운 최대 규모 재개발인 상계2구역 사업이 다시 달린다. 조합임원들이 제기한 해임총회 무효 소송에서 법원이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다. 기존 조합임원 해임이 공식화됐다는 의미다.
조합은 꼬박 1년 만에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으나, 이 사건의 발단인 전 조합의 부정투표 문제에 시공사인 대우건설ㆍ동부건설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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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재개발 업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민사부는 기존 집행부가 조합임원 해임총회에서 해임 결정을 내린 데에 반발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지난 24일 기각했다. 법원은 “채권자(기존 조합임원)들이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 자료들만으로는 이 사건 결의를 무효로 할 정도의 절차적ㆍ실체적 위법사유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채권자들의 신청은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상계2구역은 기존 조합 집행부의 부정투표 의혹이 불거지며 사업이 본격적으로 표류했다. 상계2구역 재개발은 총공사비 약 4775억원에 2200가구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2010년 5월 조합설립인가 후 11년 만에 2021년 9월 조합설립인가 11년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공사비를 기존 3.3㎡(평)당 472만원에서 595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포함한 관리처분계획안 수립 안건이 부결되면서 사업이 멈췄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아닌 외부인이 투표용지를 넣다 현장에서 적발되는 등 부정투표 의혹이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기존 조합 집행부가 부정투표와 연루됐다고 보고 조합원들은 비대위인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 정상화위원회’(이하 정상위)를 결성,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전 조합장 등 18명이 기소됐다. 8월 전 조합장 등 3명은 구속 수사를 받고, 나머지 15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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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정상위는 지난9월 21일 곧장 조합장 해임총회를 개최하고 기존 조합장과 조합임원 7명을 전부 해임시켰다. 현재 직무대행 체제인 현 조합은 늦어도 1월 초에는 임시조합장을 선출하고 임시조합을 설립해 사업을 빠르게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속도와 별개로 시공사의 부정투표 개입 의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 조합장과 함께 기소된 18명 중 건설사 직원 2명이 포함된 것. 정상위 관계자에 따르면 기소된 18명 중 13명은 2번의 공판을 통해 혐의를 인정했으며, 남은 5명은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 직원 2명은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사위 측은 오는 1월13일 진행하는 2차 심문에서 건설사 직원 2명의 개입 여부를 판단한후 시공사와의 관계를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상계2구역은 서울 노원구 상계뉴타운 내 10만842㎡의 부지에 지하 8층~지상 25층 22개동, 2200가구 규모 단지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상계뉴타운지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초역세권에 수락산, 당고개 지구공원, 불암산 자연공원 등이 있는 학군지 지역이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