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2.18 07:30
[땅집고] 서울 학령인구 감소로 도심에서 폐교가 등장하고 있지만 강남 일대에선 오히려 학생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중학생 수가 매년 467명씩 감소하는 사이 강남구에서는 중학생 수가 연간 457명씩 늘었다. 강남권 일대 아파트 정비사업이 끝나고 학령기에 접어든 자녀를 둔 4050 계층의 강남 전입이 늘면서 학생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포동 한 중학교 관계자는 “서울 학령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해 폐교·통폐합 이야기가 나오지만, 강남에선 학생 수가 수백 명 늘어난 학교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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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강남구 중학생 수는 최근 5년간(2019~2024년) 1만4916명에서 1만7202명으로 2286명(1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중학생 수는 20만7413명에서 19만5738명으로 2335명(5.6%) 줄었다. 서울 중학교 평균 학생 수가 500명인 점을 고려하면 강남구에서는 해마다 중학교가 하나씩 새로 생겨나야 하는 셈이다. 강남3구 일부 학교에선 교실이 모자랄 정도다. 서울 전역과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대치동 학교에선 인근 재건축 정비사업 등이 마무리하고 신축 대단지가 입주하면서 학생 수가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최근 5년 간 학생 수가 620명에서 951명으로 331명(53.3%) 증가한 일원동 중동중의 경우 ‘디에이치포레센트’, ‘래미안개포루체하임’, ‘개포상록스타힐스’ 등 신축 단지가 둘러싸고 있다. 해당 단지는 모두 2018년~2021년 입주했다.
같은 기간 개포동 개원중은 학생 수가 597명에서 886명으로 289명(48.4%) 늘었다. 이 학교 맞은편에는 2021년 1996가구 규모 디에이치자이개포가 입주했다. 2023년 입주한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도 개원중 배정 단지다. 6702가구 대단지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2023년 11월 준공) 한가운데 있는 개포중은 올해 재개교하면서 신입생 729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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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학군지 1순위로 꼽히는 대치동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치동 학원가가 가까운 대청중, 역삼중은 학생 수가 1000명이 넘는다. 두 학교는 학령 인구 감소에도 불구,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강남구와 함께 강남3구라 불리는 서초구·송파구 주요 중학교 학생 수도 증가세도 뚜렷하다. 최근 5년간 서초구 신반포중은 723명→938명(29.73%), 송파구 잠실중은 1136명→1230명(8.27%) 늘었다. 서초구 신반포중도 ‘래미안 원베일리’(2023년 8월 준공), ‘래미안 원펜타스’(2024년 8월 준공) 사이에 있다.
서울 도심권 초등학교 폐교가 잇따르는 것과 달리 강남권 초등학교는 학생 수 증가세도 뚜렷하다. 본격적으로 학업에 집중하는 시기인 중학교 입학을 염두하고 전학 오는 학생들이 많아 고학년이 될수록 반 수가 늘어난다. 대치초는 1학년 5개 반, 6학년 12개 반을 편성했다.
서울 도심권 일부 학교는 이미 학생 수 감소로 신입생을 받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광진구 화양초, 도봉구 도봉고는 각각 2023년 2월, 2024년 2월 폐교했다. 강서구 경서중은 2027년 폐교 예정이다. 서울 강서구 개화초(78명)·등명초(84명), 은평구 북한산초(85명) 등은 학생 수 100명을 밑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출산율 저하로 가구당 자녀는 급감했지만, 오히려 한두 명의 자녀 교육에 집중 투자를 하려는 가정이 많아지는 추세다”고 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