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2.12 14:39 | 수정 : 2024.12.16 15:10
[땅집고] “트리우스 광명은 분양가를 올리려고 후분양으로 선회하면서 입주까지 잔금 치르는 기간이 빠듯해졌어요. 대출 규제로 돈줄도 막혔고, 입주장이 겹치면서 전세가까지 떨어지니까 세입자 못 구한 사람들이 손해 보고서라도 던지는 거죠. 5000만원 벌겠다고 무리하게 분양받았었는데 결국 5000만원 손해 본 거예요.” (광명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광명2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트리우스 광명’에서 최대 5000만원에 달하는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분양 당시 자금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분양받았던 수분양자가 대출 규제로 인해 돈줄이 막히자 손해를 감수하고 매물을 내놓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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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입주를 시작하는 ‘트리우스 광명’은 현재 분양가보다 1000만~5000만원가량 싼 매물이 등장했다. 지난해 전용면적 84㎡ 중간층 분양가가 11억1910만원에 달했는데, 현재는 10억 405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현지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현재 5000만원의 마피가 붙은 매물은 소진됐고, 2000만~3000만원 정도의 마피가 붙은 매물이 대부분이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이 단지에서 마피가 대거 발생한 배경으로 크게 ‘고분양가’, ‘후분양 방식’, ‘대출 규제’를 꼽았다. 당초에 분양가가 너무 높았던 데다 후분양 방식을 취하면서 잔금 마련 기간이 빠듯해졌고, 여기에 일부 시중 은행에서 미등기 신축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을 내주지 않으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수분양자들이 결국 손해를 감수하면서 물건을 내놓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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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우스 광명’은 전체 3344가구 규모 대단지로 후분양 방식을 통해 공급한 단지다. 이 단지는 2021년 11월 1 평(3.3㎡)당 분양가 2000만원대에 분양가가 결정됐지만, 조합 측에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 위해 선분양을 포기하고 후분양으로 선회했다. 2023년 10월 평당 분양가 327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를 전용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최고 11억8600만원 수준이다.
광명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트리우스 광명은 분양가 자체도 워낙 비쌌지만, 조합이 후분양으로 공급하면서 잔금 마련 기간이 약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잔금 기한이 2~3년 정도로 넉넉했다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도 수천만원 손해를 보면서까지 급매를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현장에서는 당시 분양 관계자들의 과장된 홍보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광명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당시에 분양 사무소 직원들이 인근 철산동 전세 시세를 기준으로 약 7억~8억원에 전세를 맞출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그 말만 믿고 덥석 계약한 사례가 많다”면서 “광명뉴타운 84㎡ 기준 전세 시세는 아무리 높게 잡아도 6억원대인데, 여기에 입주장까지 겹치니까 시세가 떨어져 원하는 가격에 세입자를 맞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16일 기준 트리우스광명 84㎡의 전세 시세는 5억3000만원에서 6억원 사이에 형성됐다.
트리우스 광명 외에 서울 강북권 신축 단지에서도 마피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80㎡에는 최대 7000만원에 달하는 마피가 붙었다. 이 단지 또한 2022년 4월 분양을 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으로 1년6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미분양 물량을 소진했던 단지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