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신혼부부 왕창 받은 위례신도시, "학교는 콩나물 교실" 학부모 '격분'

    입력 : 2024.12.10 07:30

    [땅집고] 부산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기사와는 관련 없음./김동환 기자

    [땅집고] “신혼부부 다 와서 살라고 하더니 막상 학교가 부족한 게 말이 되나요. 학교가 미어터지니 옆 동네 가라는 건지 정말 기가 막힙니다.”(위례신도시 40대 거주민 A씨)

    경기도 하남시 관할권에 있는 위례신도시 지역이 첫 입주한 지 10년 만에 학교 부족 사태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 학교가 학급당 정원을 10명 이상 초과한 과밀 학급 상태다. 일부 학생들은 인접한 서울 송파구와 성남시로 주소지를 옮겨 학교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위례신도시를 개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애초부터 학생 수 예측을 잘못한 바람에 생긴 예고된 인재라고 주장한다. 학생 자녀가 많은 다자녀와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이 많은 신혼희망타운(신희타)를 쏟아내면서 정작 학교 인프라를 늘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교육 당국에서 “(학생들을)인근 교산신도시로 보내는 건 어떻느냐”고 제안해 학부모들 반발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하남시도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AI가 찾아드립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주하남교육지원청ㆍ하남교육지원센터ㆍ하남시 평생교육원은 최근 위례신도시와 감일동 일대 과밀 학급 해소를 위한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도시계획 변경 등을 통해 학교 신설 여부를 논의 중”이라며 “학교 신설 비용은 우선 교육청에 요청하고, 조달이 어려울 경우 대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하남시의회는 지난 10월 위례와 감일지구 과밀학급 해소 방안을 모색한다는 내용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독자 제공

    과밀 학급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10월 초다. 강성삼 하남시의원 주최로 하남시 감일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감일·위례동 과밀학급 해소 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이 “학생 수에 비해 학교가 턱없이 적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하남시청 자료에 따르면 위례지구는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과밀 상태다. 가장 심각한 곳은 위례중학교. 학급당 정원이 당초 25명에서 32명까지 늘었다. 과밀로 인해 위례중학교 증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등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통상 고등학교 학급당 정원은 35명인데, 위례와 감일지구는 45명이 넘는다. 한 학부모는 “인접한 송파구와 성남시로 주소지를 옮겨서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교육 당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남시 교육 당국은 “모듈러 학급을 증설하고 교산신도시로 학생을 보내겠다”는 긴급 처방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한창 공사 중인 교산신도시로 보내는 것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 학부모들은 “학생 교육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직도 발품파세요? AI가 찾아주는 나에게 딱 맞는 아파트

    초·중학교 통합형 학교도 제안했지만 학부모 반발로 무산됐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따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통상 학교 1개를 지을 때 토지 매입비 등을 포함해 300억~500억원 정도 든다. 통상 아파트를 지을때 분양가의 0.8%를 학교용지부담금으로 내도록 하고 있다. 학교를 새로 짓거나 증축하는데 쓰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위례신도시의 경우 학교용지부담금을 내지 않는 다자녀·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이 대부분이어서 학교를 지으려면 교육청 자체 예산을 써야 한다.

    지자체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각도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위례신도시와 감일동의 경우 하남시 원도심에 있는 학교까지 가려면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상 걸려 사실상 통학이 어렵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최근 김성미 교육장과 만나 “2026년부터 감일·위례신도시의 고교 과밀이 본격화돼 2029년이면 고교 정원이 3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2026년 이전까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교 신설 등)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위례신도시 과밀학급 문제는 LH의 수요 예측 실패라고 지적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늘어난 신희타 물량을 감안해서 학교 등 기반시설을 조성해야 하는데 LH가 학생유발계수 산정을 잘못했거나 신경쓰지 않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애당초 학교 설립계획을 세울 때 일반적인 학생유발계수를 기계적으로 적용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위례신도시는 신희타 물량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편이다. LH에 따르면 작년 기준 위례신도시에 공급한 주택 4358가구 중 신희타는 1073가구로, 전체의 25%에 달한다. 국토부는 2018년 5월부터 신규 분양 아파트 내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기존의 2배로 늘리고 자격 요건도 결혼 5년 이내에서 7년 이내로 완화하면서 비율을 대폭 높였다.

    당시 LH는 신도시 초등학생 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위례나 감일지구의 학교 용지를 추가 지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pkram@chosun.com

    ☞AI가 매칭해 준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집은 어디?!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