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2.07 07:30
[땅집고] 서울 마포구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성산시영’ 아파트 조합설립을 위한 예비추진위원장 선거에서 서울시와 마포구가 후보자 검증을 하는 등 대선을 방불케한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재건축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예비추진위원장 선거가 15일 열린다. 서울시 주거정비과에서 근무한 공무원 출신 후보의 자격 논란으로 선거 일정이 연기되고 시와 마포구 차원에서 후보 검증이 이뤄지는 등 정치권 선거를 방불케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86년 준공한 성산시영은 마포구 재정비 최대어로 꼽힌다. 18만2618㎡(약 5만5000평) 부지에 현재 지상 14층, 33개동 3710가구에서 최고 40층, 30개동 4823가구로 재건축한다. 토지등소유자는 총 3737명이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이 단지는 공공지원제도를 통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지원제도는 정비사업 계획 수립 단계부터 사업 완료까지 사업진행 관리를 공공에서 지원하는 제도로 재건축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마포구청장을 공공지원자로 현재 조합설립추진을 위한 예비추진위 구성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공지원 용역 기간은 추진위 구성이 완료될 때까지다.
당초 성산시영은 지난 10월 초 추진위원장 투표를 진행 후 연내 추진위 구성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추진위원장 후보자의 결격사유 등 자격심사 절차를 밟게 되면서 선거가 12월로 연기됐다.
☞조선일보 AI부동산이 당신의 집을 찾아드립니다
자격 논란을 빚었던 후보자 A씨는 2023년까지 서울시 주거정비과 주거정비지원팀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에 따르면, 안전 감독 업무, 인허가 규제 업무, 조달 업무 등을 수행하는 공직자는 퇴직 후 3년간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A씨가 서울시청 근무 당시 재건축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했다면 결격 사유가 생겨 후보자격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마포구는 시의 청렴윤리팀의 의견을 종합해 결격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선거 일정을 재구성했다.
퇴직 공무원의 과거 소속 부서와 취업예정기관의 업무연관성을 판단하는 청렴윤리팀은 “A씨의 과거 업무와 예비추진위원장의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씨는 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공공재개발, 투명성 강화, 비리척결을 위한 TF팀 운영 등에 관련한 업무를 수행했다.
자격논란으로 인해 선거 일정이 지연됐으나, 성산시영 예비추진위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제거했다. 재정비 사업에서 추진위원장, 조합장 등이 당선 후 자격시비나 소송에 휘말리며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지만, 성산시영은 선거 전 후보자 검증을 마친 셈이다.
한편 A씨가 추진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며 공개한 선거 홍보물이 성산시영 주민들과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A씨는 종상형, 분담금 최소화, 신속한 인허가 등 주요 공약과 과거 이력을 담은 홍보포스터는 여느 정치권 선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다는 평가다.
☞당신의 아파트 MBTI, 조선일보 AI부동산에서 확인하기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이 정도 이력이면 부적격자나 자격 미달이 아니라 자격이 넘치는 후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선거 포스터만 보면 A후보다 당선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