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1.28 08:00 | 수정 : 2024.11.28 18:23
[땅집고] “중대형 오피스텔에도 바닥난방을 설치해 주거 활용을 제한하는 규제를 모두 폐지했지만, 공급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전용면적 120㎡를 초과하는 오피스텔에 바닥 난방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한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오피스텔 건축기준’ 개정안을 지난 26일부터 행정예고했다. 올해 말 건축기준 고시 이후 건축허가를 받는 오피스텔부터 바닥 난방 제한이 폐지된다.
그간 정부는 오피스텔의 주거 활용을 제한하는 규제를 순차적으로 완화해왔다. 원래 바닥 난방 설치가 불가능했지만, 2006년 전용 50㎡까지 허용했다. 2009년 85㎡, 2021년 120㎡까지 허용했다가 올해 바닥난방 설치 규제를 완전히 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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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1인 가구와 재택근무 증가, 직주 근접 주택 수요 증가 등을 오피스텔 규제 완화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의 주거 활용을 제한하는 규제가 모두 폐지됨에 따라 공급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덧붙였다.
■ “세금 혜택 없으면 공급 효과도 미미”
서울, 수도권 지역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택 공급 측면에서 시장이 살아나진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어렵다. 오피스텔 규제를 풀었다고 해서 공급이 늘거나 인허가 실적이 늘긴 어렵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오피스텔 세금 문제도 풀어야 한다. 아파트는 85㎡ 이하, 6억원 이하인 경우 취득세 1.1%, 85㎡ 초과시 1.6%를 부과한다. 반면 오피스텔은 면적, 금액 등과 무관하게 취득세 4.6%를 부과한다. 여기에 똑같이 주택수로 포함돼 다주택자를 위축시켜 전월세 물량 공급에도 영향을 주기 힘들다.
고 교수는 “오피스텔 시장은 실수요보다는 투자 목적으로 전월세 수입을 위해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주택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세금 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전월세 물량으로 공급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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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도입돼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을 받았던 도시형생활주택처럼 ‘애물단지’가 될 것이란 우려도 뒤따른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총 300가구 미만, 전용 85㎡ 이하 규모로 공급되는 공동주택이다. 도심에 위치하고 아파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한 데다 청약통장도 필요 없어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몰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고분양가 논란, 난개발로 인한 주차시설 미흡, 일조권 침해 문제 등이 제기됐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은 “아파트에 비해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 부족 문제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며 “과거 이명박 정부 때 도시형생활주택을 무제한 공급했는데,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됐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도심지에 공급할 가능성도 낮다. 김 소장은 “서울 같은 경우는 도심에 새 오피스텔을 공급할 부지가 없다. 그렇다면 지방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상업지구, 일자리가 없어서 미분양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수요자 입장에선 아파트와 혼동 주의
건축규제가 폐지돼 중대형 오피스텔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수요자 입장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20㎡ 초과 오피스텔도 바닥난방이 가능해지면서 매매, 임대차 계약시 면적을 아파트와 혼동할 위험이 커진다.
오피스텔은 건축법, 아파트는 주택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같은 면적이라고 해도 실제 크기에 차이가 있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공용면적에 주차장 등 기타 공용면적 등을 모두 더한 계약면적을, 아파트는 전용면적과 공용면적을 더한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주거용 오피스텔 전용 120㎡가 아파트의 전용 85㎡와 비슷한 크기다. 일명 ‘아파텔’이란 명칭으로 홍보한 85㎡ 이하 오피스텔이 아파트와 견주면 약 24평에 그치게 된다.
오피스텔은 상업지역에 고밀도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주변에 모텔촌 등 유흥시설 밀집지역인 경우도 많다.
고 교수는 “중대형 오피스텔이라고 해도 아파트에 비해 규모가 작고, 관리비가 많이 나온다. 커뮤니티 시설도 열악하다”며 “여전히 아파트를 선호하는 시장이다. 같은 크기라면 오피스텔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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