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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골드빌리지' 결국 무산 "서울시 실버타운 포기는 예견된 수순"

    입력 : 2024.11.27 08:02 | 수정 : 2024.11.27 09:14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은평구 일대에 조성할 계획이었던 ‘골드빌리지’가 첫 삽을 뜨지 못한 채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빌리지는 서울시 1호 세대공존형 시니어타운으로, 오 시장 역점 사업 중 하나였다.

    서울시는 공공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주도로 개발할 경우 사업성이 떨어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개발 방식을 공공 주도에서 민간 매각 방식으로 바꿔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손을 떼고, 민간이 개발할 경우 서울시 ‘골드빌리지’ 주거 브랜드 적용은 어렵다. 게다가 민간 사업자가 해당 사업에 얼마나 참여할 지도 미지수다.

    ‘골드빌리지’는 오 시장이 싱가포르 북부 도심에 위치한 시니어타운 ‘캄풍 애드미럴티’를 둘러본 뒤, 벤치마킹해 국내에 짓기로 한 공공주택의 한 형태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이 많이 사는 10여개 공공주택 단지 한가운데 들어선 시니어타운으로, 2018년 준공 이후 세대 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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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가 싱가포르 북부에 지은 공공 시니어타운 '캄풍 애드미럴티'(2018년 완공) 건물 전경. /WOHA 공식 홈페이지

    ■오세훈 표 ‘골드빌리지’ 현실성 낮은 계획

    골드빌리지는 은평구 혁신테마파크 부지에 시니어타운(240가구)과 공동주택(500가구), 공공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노인이 거주하는 주택 인근에 자녀가 거주하는 주택을 함께 조성한 세대공존형 주거시설이었다. 오 시장은 경제력이 풍부하지 않아도 시니어타운에 거주할 수 있는 형태로 시범사업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는 세대통합형 주택 건립을 포함한 혁신파크 개발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 주도 개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시니어타운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공공시설 비중이 높아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민간 사업자가 시니어타운 건립을 포함한 세부 계획을 제안하면 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민간 사업자가 사업 계획에 노인복지주택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서울시의 골드빌리지에 이어 시니어타운 조성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땅집고]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부지. 서울시는 2022년 11월 서울혁신파크를 개발해 60층 규모 복합문화쇼핑몰과 산학캠퍼스, 융복합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 김리영 기자

    시니어타운은 분양사업처럼 분양을 통해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다. 입주자로부터 임대료를 받아 운영하는 방식이다. 임대료 인상 말고는 수익을 올릴 방안이 거의 없다. 그런데 공공 주도로 골드빌리지를 개발할 경우, 사업성을 좌우할 임대료를 크게 높이기 어렵다.

    반면, 관리비 지출은 상당하다. 피트니스센터·사우나 등 커뮤니티시설과 식사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저렴한 임대료를 내세우는 시니어타운이라면 수익이 거의 남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버타운 업계 한 관계자는 “골드빌리지는 오 시장이 밝혔듯이 하이엔드형 민간 시니어타운이 아닌 중산층 이하 주거복지시설로 지을 계획이었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실현 가능성이 낮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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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 시니어타운 무산, GH·LH 사업에 영향 줄까

    업계에서는 서울시 시니어타운 사업이 제동이 걸린 가운데 타 지역 공공 시니어타운 역시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시주택공사(GH)는 경기 남양주시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종시에 시니어타운을 준비 중이다.

    LH가 세종에 짓는 시니어타운은 서울시가 추진한 ‘골드빌리지’와 유사한 형태다. 임대형 노인복지주택과 분양형 일반주택을 혼합하고, 커뮤니티 공간과 근린상업시설을 포함한다. 노인복지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려면 분양형 일반주택과 근린상업시설 분양가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타 지자체보다 예산과 인력이 많은 서울시가 시니어타운 운영을 사실상 포기한 것인데, 다른 지자체가 이 사업을 할 지 의문이다”며 “시니어주거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한 만큼 자체 사업 추진보다는 민간이 시니어타운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서는 게 방안일 수 있다”이라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 모집>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4기)’을 내년 1월 16일 개강한다.

    단순한 시니어타운 소개 등 기초 강의가 아니라 시설 설계부터 운영까지 시니어타운 개발 전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시니어타운 개발이 적합한 입지를 고르는 방법부터 운영 수익이 발생하는 재무 구조 설계 방법, 시니어타운에 반드시 필요한 인테리어 설계 등을 전수한다.

    강의는 수강생들의 이해를 돕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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