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1.25 15:14
[땅집고] 잠실 한강변 마지막 재건축 단지인 ‘잠실장미’가 최고 69층 대신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대로 최고 49층으로 재건축한다. 신속한 재건축을 바라는 조합원들이 초고층아파트 건립으로 인한 공사기간 연장, 공사비 증가, 분담금 증가 등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장미 1·2·3차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22일 송파구청에 최고 49층, 4800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 변경안 입안 도서 접수를 완료했다. 최고 69층 높이로 재건축하는 방안은 주민 선호도 조사 결과 폐기됐다.
장미 재건축 조합은 지난 9월 말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주택형과 최고 높이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선택지에는 최고 49층과 69층 등 두 가지가 있었다.
지난 8월 서울시가 49층, 4800가구로 재건축하는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으나, 일부 조합원들이 초고층으로 재건축하길 원했다. 최고 70층을 추진하는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한강변 랜드마크 경쟁을 위해 꺼내든 카드라는 업계 평가도 뒤따랐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초고층 랜드마크가 아닌 신속한 사업 진행을 선택했다. 장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선호도 조사에서 3분의 2 이상이 69층을 선택해야 층수를 변경할 수 있는데, 기존 49층으로 재건축하자는 의견이 더 많았다”며 “조합원들이 초고층 재건축 시 공사 기간 연장, 공사비 증가, 금융비용 가중, 그에 따른 분담금 증가 등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층수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m 이상이면 초고층건축물로 분류된다.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피난안전구역을 지상층으로부터 최대 30개 층마다 1개소 이상 설치해야 하는 등 규제를 받는다. 30~49층의 준초고층 아파트는 폭 1.2m 이상의 직통계단을 설치하면 된다. 공사기간, 공사비 등에서 큰 차이가 난다.
장미 재건축 조합이 49층 재건축을 선택한 이유도 초고층 선택지보다 사업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49층에서 69층으로 층수를 높일 경우 공사 기간은 1년 연장되고, 사업비는 3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49층일 때 공사비는 3.3㎡(1평)당 약 1000만원, 69층일 때 약 1300만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시의 신통기획안을 따르기로 한 조합은 앞으로 사업 진행 속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 건축계획을 사전 수립하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건축계획 수립은 시의 정비계획 변경안 결정고시 이후에 시작하기 때문에 심의접수까지 1년 이상 걸린다. 이에 조합은 사업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2025년 5~6월경으로 예상되는 결정고시 이전에 건축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결정고시 이후 통합심의접수까지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신통기획에 따른 재건축은 시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통합심의를 진행하는 등 행정절차가 간소화된다”며 “신통기획안 원안대로 정비계획 변경안을 접수했다. 건축계획을 결정고시 전에 수립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통기획안에 따라 재건축 사업 진행할 시 2027년경 이주·철거를 진행할 수 있다. 재건축 아파트는 2032~2033년에 준공 후 입주할 전망이다.
조합은 잠실장미 재건축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던 상가 문제 해결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잠실장미 상가는 장미종합상가 A,B동과 잠실나루역 앞 장미전철상가(C동)로 이루어져있다. A, B동은 지하 1층~지상 5층, 500여개 점포가 입점한 대규모 상가다. 일부 상가조합원들은 재건축시 상가 위치를 현재의 C동 쪽으로 옮기는 신통기획안에 불만이 큰 상태다.
장미 재건축조합은 송파구에 정비계획 변경안 입안 신청 전인 지난 15일 상가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2020년 3월 조합 설립 이후 처음으로 윤정녕 조합장과 상가 소유주들의 만남이 성사됐다.
윤 조합장은 이날 재건축시 상가 위치와 규모, 상가조합원들의 아파트 분양권 문제 등을 설명했다. 통합심의 진행 전에 상가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재건축시 아파트, 상가 분양권 선택, 선호 규모 등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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