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 토지 누락하고 방치"...압구정 3구역 조합장 해임추진 총회 연다

안중근 조합장, “30년 전 서울시의 행정 오류일 뿐”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죄로 법적 대응 예고

[땅집고] 압구정 지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압구정 3구역이 조합장을 비롯해 감사 및 이사 해임을 위한 임시 총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약 800평, 시가로 하면 2000억원에 달하는 대지 지분이 등기에서 누락된 채 방치됐다는 점이 핵심 해임 사유로 지적됐다.

이에 조합은 “30여년 전 서울시에서 토지구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 오류를 조합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조합 측이 명예훼손과 업무방해죄 등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달 19일 압구정아파트지구 3구역 재건축정비사업 해임총회 57명 공공대표발의단은 “조합장과 감사, 이사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을 두고 조합원 10분의 1이상 발의를 충족했다”면서 다음달 21일 임시총회를 연다고 밝혔다. 해임발의단 관계자는 “한 달 전 총 조합원 4095명의 10%에 해당하는 410명의 해임 발의가 진행됐다”면서 “법무법인과 함께 등기 경정신청 등 법적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해임발의단은 압구정3구역에 속한 구역 중 약 2644㎡(800평)에 달하는 대지가 압구정 현대 6,7차의 등기에서 누락됐다는 점 등을 들어 조합장 해임을 주장했다. 해당 대지의 시가는 약 2000억원에 달하는데, 대지 지분이 누락되면서 종전자산평가에 영향을 받아 재산권 행사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에 조합은 등기 누락은 서울시의 행정 오류에서 기인한 것으로 조합의 책임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안중근 조합장은 “30년 전 서울시가 토지 구역 정리 과정에서 행정 오류를 범한 것을 조합의 잘못으로 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해임발의단은 서울시와의 공공보행로· 한강보행교 기부채납 문제도 조합장의 핵심 해임 사유 중 하나로 꼽았다. 앞서 압구정3구역은 재건축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으로 공공보행로·한강보행교 등의 설치 비용에 해당하는 31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센티브에 비해 기부채납이 너무 과도하다는 이유로 신통기획 철회 논란이 일었다.

해임발의단 측은 “조합장이 조합원 총회 의결이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한강보행교를 자진 기부하겠다고 제안하면서 과도한 기부채납이 발생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설계업체 선정 총회 중지 명령을 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강행한 결과 6개월 간의 사업 기간 지체와 2억8800만원에 달하는 총회 비용이 발생하는 등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안 조합장은 이에 대해 “한강보행교는 이미 1년 전에 정비구역계획안에서 삭제했다”면서 “일방적으로 기부채납을 추진했다는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조합장 해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는 압구정 3구역은 압구정특별계획구역 중에서도 한강변에 접하는 면적이 가장 넓고,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과 가장 가까워서 사업성이 좋다고 평가 받는 구역이다. 총 공사비만 해도 압구정특별계획구역 중 최고인 6조원에 달한다.

재건축 시 조합분양가는 3.3㎡(1평)당 83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강남권 일반분양가 역대 최고가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의 평당 조합분양가인 7209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높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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