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1.15 11:31 | 수정 : 2024.11.15 13:34
[땅집고] 기아차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자리에 앉는다. 플랜트 전문가 대신 그룹 내 재무통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한 것에 대해 업계 해석이 분분하다. 젊은 건설 전문가를 대표 자리에 앉힌 현대건설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15일 현대자동차그룹이 대표이사ㆍ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는 주우정 부사장(기아 재경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주 내정자는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다. 기아자동차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이다.
주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홍현성 전 부사장과 나이가 같다. 서강대 경제학 학사를 나와 현대제철에서 재무관리실장, 원가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으로 상무를 지냈다. 이후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ㆍ전무) 자리에 올랐다가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왔다. 주 내정자는 차세대 에너지 사업과 친환경 인프라 확장을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날 인사를 발표하면서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임은 침체한 국내외 건설 시장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 체질 개선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풀이가 나온다.
홍 전 부사장은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플랜트 전문가인 홍 대표는 퇴임 통보를 받고 지난 12일 오후 대표이사실의 짐을 정리해 자리를 비운 상태다. 홍 전 부사장은 2022년 3월 현대엔지니어링 CEO(최고경영자)에 오른 뒤 기존 주택사업과 플랜트 사업 외에 새 먹거리 발굴에 주력했으나,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부임 첫 해인 2022년 8조81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이듬해 13조633억원, 올 상반기 8조158억원을 달성해 안정적인 외형 성장을 이뤘다. 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39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040억원) 대비 34% 뛰었으나, 순이익은 9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02억원에서 22% 떨어졌다.
주력으로 내세운 해외 사업 매출도 줄어들었다. 순위는 지난해와 같은 3위지만, 올10월31일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수주한 해외사업 계약액은 42억2227만 달러다. 작년(63억7917만 달러)보다 50% 이상 줄어든 수치다. 홍 전 부사장 취임 후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매출 중 해외 부문 비중을 2021년 43.5%에서 작년 52.7%로 늘렸다.
이번 인사는 특히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분 11.7%를 가진 계열사다. 정 회장은 과거에도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합병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면서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카드를 어떻게 쓸 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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