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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동 땅 800억대 경매 고가 낙찰…제2 삼성타운 혹은 땅투기 논란

    입력 : 2024.11.07 11:00

    삼성전자, 12년 전 사놓고 방치한 땅 옆 부지 ‘고가입찰’
    서초동 제2 삼성타운 포석? 특별계획구역 종상향 혜택 기대


    [땅집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운중학교 인근 삼성전자 스포츠센터. 삼성전자는 해당 부지 바로 아래 건설 자재 등이 방치된 두 필지를 802억원에 낙찰 받았다./강태민 기자

    [땅집고] 삼성전자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480평(1586㎡) 부지를 802억원에 낙찰 받은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서초동 1325-21, 22번지 두 필지 감정가는 486억원이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입찰가 802억원은 감정가보다 300억원 이상 높았다. 차순위 입찰자보다 무려 215억원을 더 써냈다. 삼성전자가 1회차 경매부터 ‘고가 입찰’, ‘공격적 입찰’에 나선 이유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가 매입한 부지는 ‘서초로 특별계획구역’에 해당한다. 용도 지역 변경이나 규제 완화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즉, ‘종상향’ 혜택으로 고밀 개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번 경매로 매입한 필지 바로 옆에는 삼성전자가 12년 전에 사둔 땅(4386㎡·1329평)이 있어 통합 개발도 가능하다.

    ■12년 전 매입한 땅 방치한 이유, 알고 보니

    낙찰 받은 두 필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이다. 현재 나대지 상태로 펜스가 처져 있다. 삼성전자는 지분 정리가 안돼 오래 방치된 개인 사유지를 3.3㎡(1평)당 1억6706만원에 사들였다.

    그런데 해당 부지 남쪽으로 맞붙은 두 개 필지(서초동 1325-23, 24) 역시 삼성전자가 소유하고 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2012년 10월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은 가건물 형태로 세워져 논란이 있었던 곳이다. 삼성전자 서초스포츠센터라는 표지판을 달고 있으나, 서초동 알짜 부지에 방치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소유 부지인데도 활용도가 워낙 낮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곳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초동 알짜땅이 대기업 소유 부지인데도 개발을 안 하고 방치돼 말이 많았다”고 했다.

    [땅집고] 서초동 부지를 2012년에 이어 12년 만에 사들인 삼성전자. 향후 서울시 땅을 매입하면 통합 고밀 개발이 가능하다./그래픽=이해석

    그런데 이번 ‘고가 입찰’ 경매로 삼성전자가 이 일대 통합 개발을 위한 포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걸림돌이 있다. 이 일대는 5개 필지를 묶어야만 토지 정형화 개발이 가능하다. 통합 개발을 하면 부동산 자산 가치가 크게 오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1900년대 서초타운을 지을 때 6층짜리 꼬마빌딩 매입 협상이 결국 실패로 끝나 모투리 땅이 빠진채로 개발한 적이 있다.

    이번 경매 낙찰로 삼성전자는 5개 필지 중 4개 필지를 확보하게 됐다. 나머지 한 필지(서초동 1325-20번지)는 서울시 소유다. 추후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매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시 땅도 컨테이너 건물만 세워져있고 방치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000평 이상 규모의 스포츠센터 부지 바로 옆에 위치한 토지라 입찰한 것”이라며 “아직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서울시 땅까지 손에 넣게 되면 총 부지 면적은 6054㎡(1970평)에 달한다. 강남역 인근 삼성생명 서초타워 면적(6563㎡)과 맞먹는다. 삼성생명 서초타워는 지상 34층 규모로 지어졌다. 연 면적은 11만661㎡(3만3474평)로 서초동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피스 빌딩 중 하나다.

    ■ 특별계획구역 용도 상향 “높이 4배 이상 오른다”

    삼성전자가 서초동 알짜 땅을 매입한 곳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생명 서초타워, 삼성화재 서초사옥 등이 모여 있는 서초 삼성타운 인근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과는 걸어서 4분 거리다.

    이 부지는 인근 롯데칠성, 코오로 스포렉스 부지와 함께 특별계획구역에 포함돼 있다. 서초로 특별계획구역은 서초역에서부터 강남역에 이르는 서초대로 일대 18만 여평을 업무, 상업 중심지로 조성하는 개발계획이다. 주거와 상업 업무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개발 방식이다. 특별계획구역은 용도 지역 변경이나 건축 규제 완화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향후 서초로 특별계획구역을 통해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상향이 가능하다. 즉 용적률 증가 등을 통해 규제 완화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과 고도지구(28m 이하)의 규제를 받아왔지만, 삼성 부지는 사전 협상을 통해 사업시행 시 최고 높이 120m 이하를 적용한다.

    서초동 특별계획구역 첫 시작은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다. 삼성전자 낙찰 부지 바로 서쪽편에 위치해 있다. 서울시와 사전 협상을 통해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이 이뤄져 지하 5층~지상 25층 높이 업무 중심 복합시설이 건축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는 삼성 부지와 관련한 세부 개발 계획이 없기 때문에 추후에 토지주가 제안한 개발 계획안을 토대로 용도지역 상향 여부, 공공기여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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