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1.04 07:30
[건설사 기상도-HDC현대산업개발] ① 강남 신화 만든 '압구정 현대아파트' 명성 어디에…부실시공사 오명 남나
[땅집고] 시공능력평가 10위 건설사 HDC현대산업개발이 3분기 영업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작년보다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강남구 압구정현대 아파트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아이파크 아파트까지 국민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한 때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4위까지 올랐지만 최근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광주에서 아파트 등 대규모 건설 붕괴 사고가 두 차례 발생하는 등 국민 아파트를 만든 건설사로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최근 구설수가 많아진 HDC그룹 정몽규 회장은 최근 건설사 실적 부진으로 본업에서의 경영 능력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광주 학동 붕괴 사태 이후 정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현산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 미수금 쌓이고, 미분양도 증가…HDC현산, 순이익 작년의 ‘반토막’
지난 25일 HDC현대산업개발은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 실적으로 영업이익이 474억 53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23.5%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조 88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27억원으로 47.4% 줄었다. 비용을 뺀 순이익이 작년 대비 반토막 난 셈이다.
비주택 부문의 미수금, 지방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현산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1조1139억원 규모로 전분기 9827억원보다 13% 증가했다.
특히 지방 아파트 미분양이 골칫거리다. 경북 경산시에 현산이 745가구 규모로 짓는 ‘경산 2차 아이파크’는 미분양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2022년 청약에서 총 745가구를 모집했지만, 24가구만 분양됐고 계약률도 저조했다. 현산은 지난 4월 분양 계약을 전격 해지하고 공사일을 기존보다 15개월 늦춘 2027년 3월31일로 잡았다. 공사를 마무리하고 재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아파트 시행사 제이피개발은 현재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올해 4월 분양한 전북 익산시 ‘익산 부송 아이파크’도 일반분양 480가구 모집에 93가구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시행사 성원건설은 지난해 10월 사업비 조달을 위해 494억원의 본PF를 약정했다. 이 과정에서도 현산이 신용보강을 하면서 시행사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대신 갚아줘야할 의무를 지게됐다.
서울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동대문구 이문동에 짓는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는 미분양이 118가구로 현재 서울의 준공후 미분양 물량(522건)중 가장 많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HDC현대산업개발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다만 한신평은 “경산, 천안 등 일부 지방 사업장의 사업 진행과 분양 성과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광주 학동 및 화정아이파크에 대한 최종적인 영업정지 처분 수준과 수주 경쟁력 등의 영향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축구, 건설 양쪽에서 흔들리는 리더십
HDC현대산업개발의 지주회사인 HDC 정몽규 회장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2023 아시안컵 우승 실패,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시도, 40년만의 올림픽 예선 탈락,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 등의 이유로 업계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건설 실적 부진으로 축구와 건설업 양쪽에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을 동원해 축구협회를 사유화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했다. 정 회장이 천안축구센터 건립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을 자문용역업체로 선정하고, HDC현대산업개발 임직원을 건설현장소장과 축구협회 팀장으로 파견하는 등의 방식으로 축구협회를 장악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국감에서 이런 지적이 이어지자 정 회장은 “축구협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생각한다”며 “축구계에 15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작년에도 국감장에 참석했다. 2021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과 2022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장에서 벌어진 붕괴 사고 때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사임하고 이후 전문 경영인 체제로 현산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이 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해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건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3년간 재해 사고자가 많은 불명예를 얻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최근 3년 시공능력평가 20대 건설사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건설공사 사망자가 8명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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