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경력 검증? 소가 웃을일"…국감서 터진 뉴서울CC 사장 낙하산 논란

[땅집고] 경기도 광주시의 명문 골프장 뉴서울컨트리클럽(CC) ‘낙하산 사장’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경력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특혜 채용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1987년 개장한 뉴서울CC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소유한 회원제 골프장(36홀)으로 문예위 자회사인 한국문화진흥㈜이 위탁 운영한다. 회원은 2000명으로 서울에서 가까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뉴서울CC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모씨를 둘러싸고 사장 공모 과정에서 내정설 등이 불거지면서 회원들 반발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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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뉴서울CC 이모 사장은 골프장 경영 관련 경력이 전무한데, 제대로 된 검증조차 거치지 않고 선임됐다”며 “사장 임명 과정에 대한 의혹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한국문화진흥이 발표한 채용공고문에 따르면, 대표이사 지원 자격으로 ‘골프산업 분야와 관련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분, 최고 경영자로서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돼 있다.

조 의원은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서류 심사 통과자 6명 중 골프장 경영 경험이 없는 유일한 사람이 현재 대표이사”라며 “그런데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이씨가 사장으로 임명됐다”고 했다.

당시 이씨를 제외한 최종 후보 5명은 남촌CC, 남서울CC, 골든베이 골프리조트 등 국내 유명 골프장 운영 경험이 풍부했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이씨는 사장 공모 과정에서 제출한 경력사항란에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 필리핀 소재 아칸토스호텔 대표, 한국프로골프협회 시니어지회장 등을 지냈다고 기재했다.

조 의원은 “아칸토스호텔 대표, 한국프로골프협회 시니어지회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경력증명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증명한 공식 문서는 없었다”고 했다. 조 의원은 또 “한국프로골프협회 시니어지회장 경력증명서를 요구했더니, 공식 증명서가 아닌 행사 참여 기념사진을 자료라고 제출했다”면서 “위원회가 사진으로 경력을 확인했다고 해서 제 귀를 의심했고, 참 기상천외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측은 “뉴서울CC 대표이사 공모 당시 필리핀 아칸토스호텔이 2016년에 이미 폐업해 증명서를 구할 수 없어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모 사장이 지난달까지 2억원에 가까운 월급과 성과급을 챙겨갔다”며 “하루하루 어렵고 힘들게 죽을 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위해 쓰여야 할 소중한 돈을 이렇게 허비해도 되는 것이냐”고 했다. 조 의원은 또 “경력 검증을 허술하게 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정병국 위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 청구와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문예위 측은 조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이씨가 골프장 경영 경험은 없지만 채용자격 요건 상 필수 조건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병국 위원장도 “이모 사장은 채용 절차상 문제가 없어 정상적으로 임명됐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모 사장 취임 후 문예진흥기금 납부액이 2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었다”며 “골프장 부지가 아닌 곳에서 부당하게 내던 세금도 용도를 변경해 48억원을 회수해 골프장 리모델링으로 활용했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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