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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장 "전세 바겐세일 없다…우리가 대출 규제 대책 마련"

    입력 : 2024.10.21 07:30

    [땅집고가 만난 사람-박승환 둔촌주공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장] ② "개포 '디퍼아' 보다 가구수 2배지만 전세 매물 오히려 적어…전셋값 폭락 없다"
    [땅집고] 14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박승환 조합장. /강태민 기자

    [땅집고] 통상 대규모 아파트 입주장이 시작되면 한꺼번에 신축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와 매매가 모두 주변 시세보다 많게는 수억원씩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1만2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예외다. 입주가 약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매매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전세가는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은행을 압박하면서 주요 은행이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취급 중단했고, 잔금을 치르려던 수분양자의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둔촌주공 입주자가 상환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총 약 3조원가량에 달하는 가운데,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관기사: 둔촌주공 마무리 성공한 변호사 조합장 "단톡방에 휘둘리면 공멸"

    둔촌주공 재건축 정비사업을 이끈 박승환 조합장은 “한 달 후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해도 우려하는 만큼의 큰 폭의 가격 조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조합 차원에서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다, 전세 공급 물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땅집고는 지난 14일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사무실에서 1시간30분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부 은행 대출 규제로 잔금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수분양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이 풀리지 않으면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크게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전점검 이후에 오히려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한다. 집을 실제로 보고 나니 실거주해보고 싶다는 의향이 생긴 조합원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공급 물량 자체가 많지도 않다. 지난해 11월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입주 당시 전체 6000가구 중 2600가구 정도가 전세 물량으로 나왔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전체 1만2000가구 중 2000가구 수준이다. 물량은 두 배가 많지만 전세 매물은 오히려 적다.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소위 ‘바겐세일’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잔금 대출도 큰 문제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조합은 분양자 지위를 일종의 담보 개념으로 보고 돈을 빌려주는 후취담보대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시중 6개 은행을 포함해 부산은행, 강동농협에서 어느 정도 자금을 마련해서 준비하고 있다. 워낙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하게 해서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일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제 2금융기관을 추천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번에도 정부가 도움을 주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있다. 과거 실거주 의무 규제 완화 등 정부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곤 했는데, ‘둔촌주공 살리기’라는 표현에는 동의하나.

    “혜택을 본 건 사실이지만 우연히 때가 맞은 측면이 크다. 특정 사업장을 겨냥해 정부가 혜택을 줄 리 없다. ‘하늘은 언제나 스스로 돕는다’는 말이 있다. 조합에서 노력하고, 정부까지 도우니 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었다고 본다.”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서 전기차를 꺼리는 ‘전기차 포비아’ 현상이 확산했다. 단지 내 주차 대수만 1만8000여대에 이르는데 안전대책은 마련했나.

    “혹시 화재가 나더라도 초기 진화가 가능하도록 물막이판, 질식소화덮개 등을 갖춰놓았다. 전용주차구역과 충전시설에 열 감지를 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할 예정이다.”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리더가 결정을 하루 지체하면 현장에서는 열흘이 늦어진다. 다만 빨리하겠다고 법을 어기면서까지 사업을 추진하면 훗날 더 큰 문제로 돌아온다. 흔히 ‘바른 재건축이 맞나, 빠른 재건축이 맞나’ 하는 말이 있는데, 그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합장이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조합원이 내 집 철거하고 남의 집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자기 집을 찾아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그게 조합장의 책무다.”

    -조합장으로서 남은 과제는.

    “사전점검이 끝났으니 ‘하자 없는 아파트’를 완성해야 한다. 현장에 온 사전점검 전문가가 올해 본 현장 중에서도 단지 완성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고 평가하더라. 그럼에도 발견된 하자에 대해서는 시공단에 강력하게 요구해 문제없이 수리될 수 있도록 감독하겠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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