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0.14 18:16
[땅집고] “모든 조합원에 기본 이사비 10억 지원, 조합원 100% 27층 이상 로얄층 배정, 꼭대기층 일부는 용와대도 볼 수 있다? 이 초대박 사업지는 바로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업무지구 2구역(이하 남영2구역)입니다.”
업계 1위인 삼성물산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남영2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냈습니다. 조합은 10월 5일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하는 안건을 가결한건데요. 원래 삼성물산과 HDC현산의 수주전이 예고된 현장이었지만, 설계 변경, 입찰지침 위반 논란으로 두 건설사가 나란히 입찰 무효 처리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HDC현산이 입찰 자격을 박탈 당하면서 결국 삼성물산이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가져왔습니다.
삼성물산은 어떤 내용을 제시했을지, 사업제안서를 살펴보겠습니다. 단지명은 ‘래미안 수페루스’(SUPERUS). 수페루스는 ‘천상’을 의미하는 라틴어입니다. 하늘 위 펼쳐지는 남산ㆍ용산공원의 조망을 소유한 용산 최고의 주거 단지를 선사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총 공사비는 6614억을 제안했습니다. 공사비 인상 없는 확정 공사비입니다. 평당 공사비로 환산하면 1048만원 수준입니다. 조합이 제시한 평당 공사비 1070만원보다 20만원가량 낮습니다. 공사비는 기성불로 받고, 사업촉진비는 1120억원으로 하겠다고 합니다.
조합원 종전 감정평가액이 20억원이라고 가정할 시, 조합원 가구당 기본 이주비로 10억원씩 지원한다고도 했습니다. 추가 이주비 10억원까지 더하면 이주비는 총 20억원에 달합니다. 미래가치나 비용 절감 등까지 포함하면 한 가구당 이익이 21억원에 플러스 알파라고 소개합니다.
실제 조합원 반응은 어땠을까요? 삼성물산에 따르면 ‘조합 세대 모두에게 27층 이상 로얄층 배정을 한다’는 점이 가장 반응이 컸다고 합니다. 제안서를 보면 삼성물산은 ‘조합원 세대 100% 남산 용산공원 영구조망, 대형평형, 남향’ 등을 약속했는데요.
향후 남영4~8구역 개발 후에도 변함없는 한강, 시티, 남산, 용산공원 등 쿼드러플 조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조감도를 보면 일부 끝동의 최상층이나 스카이커뮤니티 일부에서는 ‘용와대(용산+청와대) 뷰’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조합원 호응이 좋았던 부분은 또 있다고 하는데요. 커뮤니티와 가구 평면 특화 설계 부분입니다. 삼성물산은 네덜란드의 아르카디스(ARCADIS)와 손잡고 설계에 나설 예정인데요. 아르카디스는 글로벌 건축 디자인 기업입니다. 독창적 외관 디자인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르카디스는 구름을 형상화한 185m 길이의 파노라마 스카이 브릿지와 하늘 위로 상승하는 단지의 가치를 표현해낸 곡선의 스카이 라인 등 디자인을 제시했습니다. 이 스카이브릿지는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적인 면에서 눈길을 끕니다.
강남권 래미안 원베일리나 원펜타스에도 스카이 브릿지가 있지만, 사용가능한 시설이 많지는 않았는데요. 남영2구역 스카이브릿지에 들어서는 클라우드(Cloud) 커뮤니티가 들어섭니다. 용산공원을 내려다보면서 조식 서비스 공간, 게스트 하우스,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삼성물산이 선 보인 스카이브릿지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죠.
실사용 면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대 발코니 전체 확장에도 나섭니다. 조합 세대의 경우 천장고를 2.6m에서 2.7m 높이까지 조성하는데요. 이는 법적 최소기준인 2.2m보다 최대 0.5m나 더 높습니다. 천장고가 높다고 하는 곳들도 2.5m 수준이어서 더 개방감이 크도록 만드는 겁니다.
아직 초기라 이 사업제안서 내용이 실제 현장에 다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하는데요. 삼성물산이 이렇게 파격적인 조건이 가능한 건 남영2구역의 뛰어난 사업성 때문입니다. 이 단지는 재개발을 통해 최고 34층, 565가구 아파트와 80실 오피스텔, 복합청사 등으로 재탄생합니다. 예정 공사비 7000억 수준에 조합원은 110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임대를 제외한 일반분양분이 359가구입니다. 조합원의 3배를 넘습니다. 여기에 오피스텔, 상가까지 합하면 일반분양분 비율이 60% 수준에 달합니다. 지금 서울에서 이 정도 사업성을 가진 구역은 별로 없다고 하는데요. 사업성이 워낙 좋다보니 분담금 내는 조합원은 없을 거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입지적으로 보면 용산공원과 주미대사관 이전 예정지가 200m 내에 있어 용산 내 노른자위로 꼽히는데요. 대통령 집무실과는 직경 1㎞ 이내에 있고, 근처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이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서울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과 1호선 남영역 사이에 있는 더블 역세권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고군분투 끝에 남영2구역 시공권을 손에 넣으면서 앞으로의 삼성물산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리는데요. 최근 몇 년간 수주전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복귀한만큼 ‘래미안 파워가 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죠. 그래도 이 수주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삼성물산에게 남영2구역 수주가 중요했던 이유는 또 있었는데요.
올 하반기 서울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한남4구역 수주전 때문입니다. 이 사업지는 한강변에 있는 데다가 사업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하죠. 이 초대형사업지에서 현대건설과 10여년 만에 맞붙게 된건데요. 삼성이 자취를 감춘 몇 년 사이에 수주업계 최강자로 떠오른 현대건설과 맞붙어야 하는 점이 삼성물산에게는 큰 부담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물산이 용산구에서 수주한 곳들은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2015년),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2017년)입니다. 랜드마크급 단지들이지만 거의 10년 전 현장들입니다. 삼성물산은 남영2구역 수주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남4구역 수주전에 총력전을 펼칠 예정입니다. 현재 전사 역량을 총동원한 사업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영2구역 수주를 바탕으로 용산공원을 둘러싼 동‧서‧남‧북에 래미안 거점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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