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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매장 근처에서 불꽃축제하는데…화장실 내놓으라는 지자체?

    입력 : 2024.10.13 11:06

    [땅집고] 울산시 남구 일산해수욕장 일대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A씨가 울산공업축제 관계자로부터 매장 화장실을 개방해달라고 요청받으며 관련 전단을 받았다고 밝힌 사진. /인스타그램

    [땅집고] 울산시 동구 일산해수욕장 일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 이달 13일 가게 앞에서 울산공업축제 폐막식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울산공업축제는 과거 1967년부터 1988년까지 공업도시로서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매년 열렸던 축제로, 지난해 35년 만에 부활했다. 울산시가 주최하며 울산공업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다. 마지막날 불꽃놀이 콘텐츠를 포함한 덕분에 지난해 축제 4일 동안 방문한 사람만 70만명에 달해 울산지역 최대 규모 행사로 자리잡았다.

    [땅집고] 이달 10일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에서 '2024 울산공업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세리머니가 펼쳐지고 있다. /뉴스1

    그런데 축제 관계자라고 밝힌 사람이 A씨 가게에 방문하더니, “폐막식 행사 때 시민들이 많이 몰릴 것 으로 예상돼 불편함을 방지하고자 한다”며서 “가게 화장실을 내어달라”고 요청해왔다. 관계자는 이미 제작해둔 화장실 개방 안내 전단도 함께 건넸다. 이 홍보물에는 ‘시민 여러분께 화장실을 개방합니다, 내 집처럼 편안히 그리고 깨끗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A씨는 고깃집을 홍보할 겸 운영하고 있는 개인 SNS에 ‘저희 가게 화장실을요…?’라는 문구와 함께 이 전단 사진을 찍어 올리며 “주변 다른 가게들도 다 내어주신다고 하는데, (나도 매장 화장실을) 내어드려도 괜찮은건가, 피해 입을 정돈 아니겠죠?”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더불어 A씨는 화장실 개방 여부에 대한 투표도 진행했다. 7만3000여명이 투표한 결과 ‘개방해도 안된다’는 항목이 94%로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여론이 한 쪽으로 쏠렸다.

    [땅집고] A씨가 울산공업축제를 위한 화장실을 개방해줘야 할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7만3000여명 중 94%가 반대 의견을 보였다. /인스타그램

    이 글에 달린 댓글 수도 폭발 수준으로 많았다. 투표 결과를 반영하듯 축제 관계자 측 요청이 터무니없다는 식의 부정적 댓글이 대다수다.

    댓글창에선 “해 줄 이유가 있나요? 화장실 쓰면 휴지 채워라 손 세정제 내놔라 개진상 천국일텐데, 수락한 업체 리스트 달라 해보세요”, “절대 빌려주지마세요, 이동식 간이화장실을 지들이 준비해야지, 그걸 주변 상권 화장실로 대체한다는게… 금전적인 부분 지원도 없고…축제 때 화장실 열어놨더니 더럽게 쓰고 담배도 피고 화장실에 뭘 버린건지 변기도 막혀서 뚫는 데 50만원 썼어요”라는 등 의견이 눈에 띈다.

    반면 폐막식 불꽃축제로 인해 해수욕장으로 몰린 인파가 A씨 가게로 유입되면서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되는 만큼, A씨가 화장실을 개방해줘도 괜찮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제가 업주라면 당연히 싫겠지만, 한편으론 축제 덕분에 매출 땡기실텐데 어느 정도 감수하심이 맞다고 봐요. 화장실이 없는 축제? 다음부터 누가 가겠어요“, ”너는 나라에 혜택 받는 것 하나도 없냐, 이런 이기적인 매장”이라는 등 댓글이 보인다.

    [땅집고] 지난해 울산시 남구 일산해수욕장에서 개최한 울산공업축제폐막식에서 불꽃놀이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울산시

    댓글창에서 보인 의견처럼, A씨가 지자체 측이 개최하는 울산공업축제를 위해 개인 매장 화장실을 내어줄 필요는 없다. 다만 화장실 개방을 부탁한 인력은 울산시 공무원이 아닌 일산해수욕장 일대에서 식당·카페 등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로 구성하는 상가번영회 관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동구청이 상가번영회 측에 화장실 개방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부탁했고, 상가번영회 측 운영진이 A씨 가게에 직접 방문해 설문 조사를 한 셈이다.

    울산시 동구청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폐막식을 진행해본 결과 일산해수욕장 일대에 있는 공공화장실을 모두 개방해도 70만명 인파가 몰리면서 화장실이 부족해 민간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면서 “다만 화장실 개방에 대한 예산 지원이 어려운 만큼 협조를 구한 것 뿐이지 강요는 아닌데,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울산공업축제가 35년 만에 부활해 대규모 지역 축제로 거듭난 만큼 민간 측 화장실, 주차장이 지원이 더해져야 원활한 행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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