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0.05 07:30
[땅집고]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이 본격화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돼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은 3.38%를 기록했습니다. 과천(4.66%) 다음으로 높았는데요. 분당·평촌 등에서는 선도지구 주민 동의율을 얻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단지 별로 선도지구 선정을 두고 막판 경쟁이 치열한데요.
반면 고양시 분위기는 한산합니다. 올해 고양 일산서구, 일산동구 매매가격 변동률은 각각 1.93%, 1.48% 하락했습니다. 분당구와 비교하면 정반대 양상인데요. 일부 단지에서만 ‘선도지구’ 선정이 일산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기대감만 걸고 있을 뿐입니다. 일산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마감결과, 강촌마을, 백마마을 등 총 22곳에서 공모 신청했으며, 시 선정 기준물량 6000호(최대 9000호) 대비 5배인 총 3만호가 접수됐다.
■ 마지막 희망 ‘선도지구’마저 상승폭 제한적
일산에서 선도지구 강력 후보로 언급되는 ‘후곡마을3단지현대’입니다. 이 단지는 인근 금호한양4단지, 동아서안임광10단지, 건영15단지와 함께 통합재건축을 추진 중인데요. 경의중앙선·서해선이 지나는 일산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운 초역세권 단지라 최고 용적률 500%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주민 동의율은 약 85% 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곡마을3단지현대’ 전용 84㎡는 올해 5월 7억원(3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7억2900만원(13층)에 팔렸습니다.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1·2, 백마 1·2단지도 101㎡는 올5월만 해도 6억5000만원(5층)에 팔렸지만, 8월에는 7억2500만원(7층)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수억원씩 집값이 뛰는 분당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고양시 일산서구 강촌·백마 재건축 단지 관계자는 “지난해 일산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저희 단지는 가격 낙폭이 적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낙폭이 적었던 이유로 선도지구 지정 가능성이 높은 점을 들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단지 간 이견이 있으면 통합재건축이 어려운데, 이곳의 4개 단지는 모두 대지 지분이 20평 정도로 높다”며 “1기 신도시 전체에서 소형 평수가 아예 없는 곳은 강촌·백마가 유일하다”고 했습니다.
■ ‘쾌적함’ 강점인 일산, 용적률 169%→350% 우뚝
일산은 1기 신도시 5곳 중 평균 용적률이 가장 낮습니다. 169%로 분당(174%)보다 낮습니다. 정부는 일산 신도시에 최고 용적률 350%를 적용해서 2만7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아파트의 경우 300%까지 적용 가능합니다. 기존 일산신도시 아파트 평균 용적률이 169%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입니다.
통상 용적률 상향은 그만큼 아파트 층수를 더 높인다는 말인데요.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해 재건축사업 사업성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데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변 집값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후곡마을3단지현대 인근 15년차 구축 단지는 오히려 집값이 하락세입니다. 2010년 준공한 ‘유진스웰2단지’ 전용 84㎡는 지난 7월 5억원(15층)에 팔리면서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실거래가(1층 제외)를 기록했습니다.
올초에 비해 약 1억원 하락한 사례도 있습니다. 일산동구 식사동 ‘일산자이4단지’ 전용 133㎡는 올 2월 8억원(22층)에 거래된 뒤 지난 달 7억7000만원(28층)에 팔리더니, 7억1800만원(5층)까지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 일자리·교통망 갖춘 분당, 대형 쇼핑몰도 문 닫은 일산
일산은 서울 베드타운으로 인식돼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분당이나 광교, 동탄 등 수도권 남부권에 비해 일자리가 적은 편입니다. 상업 시설도 지역을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라페스타와 원마운트 같은 복합쇼핑몰은 공실 천국이 됐고, 완공 이후 20만명 고용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됐던 ‘CJ라이브시티’ 사업마저 무산됐습니다. 이케아와 스타필드 등 초대형 쇼핑몰은 서울과 가까운 덕양구에 있어 일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GH(경기주택도시공사)가 정부의 특별법 공개 직전 진행한 ‘1기 신도시 주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분당에서는 상업과 주거가 조화를 이룬 자족 도시라는 의견(25.8%)이 많이 나왔으나, 일산에선 서울의 베드타운이란 시각(26.1%)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4단지’ 주민은 “판교에는 회사가 있는데, 일산은 완전히 베드타운이 됐다”며 “일산에 처음 왔던 20년 전에는 판교와 일산이 지금처럼 차이나지 않았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사람들이 말하는 ‘베드타운’이 딱 맞는 말”이라며 “큰 상업용 시설이 들어오거나 북한과 관계가 잘 풀려서 개성을 오가는 게 아니면 일산이 발전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 선도지구 단지, 킨텍스아파트 이어 ‘일산 대장주’ 될까
일산신도시 선도지구 예정 물량은 최대 총 9000가구입니다. 이미 주민동의율 주민동의율 85%를 확보한 통합 재건축 단지 3곳이 모두 선정될 수도 있습니다. 동의율은 통합재건축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건입니다.
이로 인해 일산 부동산 시장에서는 선도지구 윤곽이 드러나는 11월이 지나면 일산 구축 아파트와 달리 일부 선도지구 단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고양 일산서구 일산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후곡3·4·10·15단지의 재건축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이쪽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앞으로는 선도지구 지정 여부에 따라 가격이 확 벌어질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선도지구 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 당장 재건축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지금 매수하려는 사람이 있어서 집을 팔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11월이 되면 1기신도시 선도지구 윤곽이 드러납니다. 현재 일산 선도지구 후보지 역시 주민동의율 만점인 95%를 충족하기 위해 막판 스퍼를 올리는 중입니다. 최종 선도지구는 국토부와 지자체 심의를 거쳐 정해집니다.
일산에서는 2~3개 단지가 선도지구로 지정돼 재건축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산 선도지구 아파가 킨텍스 원시티 등 일부 초고층 아파트와 함께 침체된 일산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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