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0.04 07:30
[땅집고] 20년 전, 서울시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2종주거지역이 된 목동신시가지 1 ㆍ 2 ㆍ 3단지의 종상향이 결정됐다. 이들 단지는 임대아파트 대신 공원을 공공기여하고, 재건축을 통해 용도지역을 3종 주거지역으로 상향한다. 이들 단지와 다른 목동신시가지 4~14단지는 최고 330% 용적률이 적용가능한 3종 주거지역이다.
■ 서울시, ‘목동’ 임대주택 대신 공원으로 공공기여하라
지난달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서울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계획안은 목동 1~4단지와 열병합 발전소 일대에 국회대로 상부 공원과 안양천을 연결하는 선형 녹지를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원은 목동 1~3단지 재건축과 연계해 조성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2종 일반주거지였던 목동 1 · 2 · 3단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추진한다. 대개 종상향을 위해 임대주택을 늘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의 경우 공원으로 결정됐다.
■ 20년 전, 특정 단지만 ‘2종’줬던 서울시
목동1 · 2 · 3단지가 임대주택 없이 종상향을 얻어낸 이유는 20년 전 약속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4년 주거지역 용도를 1·2·3종으로 나눌 때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중 1~3단지만 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향후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때 종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목동1 · 2 · 3단지는 5·6단지와 학원가를 기점으로 마주보고 있어 사실상 같은 입지다.
이로 인해 목동1 ㆍ 2 ㆍ 3단지 주민들은 타 단지에 비해 차별을 받는다는 주장을 줄곧 제기했다. 이러한 갈등은 2022년 가을 서울시가 목동 일대 재건축 청사진을 공개하면서 재점화됐다. 당시 시는 1~3단지에 대해 재건축을 통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목동1 ㆍ 2 ㆍ 3단지 200여 명 주민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신시가지 1~3단지를 조건 없이 3종 주거지역으로 상향해달라고 요구했다. 별다른 이유 없이 2종으로 묶인 탓에 4~14단지에 비해 허용 용적률이 낮다는 것이다. 3종만큼 용적률을 받기 위해서는 임대 주택 등 공공기여를 높여야 한다.
■ 매번 신고가 등장, ‘토허제’도 못 말린 목동 상승세
업계에서는 14개 단지의 재건축 계획이 나오면서 일대 재건축 사업이 탄력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이 진행됐으나,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설정돼 여러 제약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3단지 전용 64㎡는 올 6월 15억5500만원(8층)에 거래됐으나, 8월에는 18억원(10층)에 거래됐다. 두 달만에 2억5000만원 올랐다.
5호선 목동역 초역세권 단지인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74㎡는 이달 21억2000만원(3층)에 거래되면서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 단지는 올 4월 20억3000만원(2층) 팔리면서 최고가 기록을 세운 뒤, 7월 20억5000만원(2층), 8월 20억9500만원(4층)에 팔리는 등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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