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9.14 07:30
[땅집고] “경기광주역 관계자 여러분들. 이것 좀 보십시오. 지하철이 떠났습니다ㅠㅠ;;”
최근 SNS에서 경기도 광주시 주민 사이에 격한 공감을 받고 있는 영상 콘텐츠가 올라와 화제다. 한 여성이 열차가 떠나 텅 비어있는 경강선 경기광주역 플랫폼을 거닐며 경강선 배차간격을 개선해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다.
이 여성은 “경기 광주 인구가 지금 40만명이 넘어가는 와중에 지하철 배차시간이 너무한 것 아닙니까”라며 “사람들이 아침마다 이렇게 출퇴근하러 오는데, 한 차를 놓치면 20분을 지각합니다. 학교에도 지각하고, 회사에도 지각하고, 약속시간에도 지각하고…. 배차간격 좀 줄여주십시오!”라고 외쳤다.
경강선은 성남시 판교역에서 시작해 광주시 경기광주역, 이천시 이천역 등을 거쳐 여주시 여주역까지 이어지는 복선전철이다. 총 12개 정거장, 56㎞로 2016년 개통했다. 수도권에 속하는데도 전철 노선이 하나도 없어 교통 소외지역으로 꼽혔던 광주·이천·여주시의 교통 편의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배차간격이 지나치게 길다. 통상 수도권 전철은 출퇴근시간 배차간격이 5분 내외인데, 경강선은 평균 20분 이상이다. 출근 시간에 열차를 한 번 놓치기라도 하면 지각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10량 이상을 편성하는 일반적인 지하철과 달리 열차가 4칸에 불과해 혼잡도 역시 높다.
실제로 해당 영상에선 경강선을 이용하는 주민들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판교로 오전 10시까지 출근하는 직장인이라고 밝힌 A씨는 “9시 4분 열차를 놓치면 그 다음이 9시 32분차라, 못타면 그냥 지각이다”라고 했다. 이어 B씨는 “타는 사람도 더럽게 많아서 콩나물 시루로 가는데 왜 배차를 안 늘려주느냐”면서 “분당선 죽전행처럼 주요 노선이라도 늘려줬으면 좋겠다, 일찍 퇴근해도 배차가 안 맞아서 기다려야하는 것도 너무 짜증난다”고 호소했다.
광주시에 거주 중이라는 C씨 역시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배차 시간을 개선해달라”면서 “특히 주말에는 놓치면 3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최근 광주시에 아파트가 많이 생기면서 유입 인구가 늘고 있는데, 지하철 칸수는 적고 도로랑 교통편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뛰어서 앞줄에 서 있지 않으면 문 앞에서 낑겨서 간다”고 말했다.
경강선 직원이라고 밝힌 D씨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공기를 수송하는 것과 다름 없이 널널해서 배차를 이렇게 짠 것 같은데, 오전 7~9시나 오후 5~7시 배차는 조금 더 좁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안 그래도 4량 열차라 직원인 저희도 출퇴근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 영상에 광주시민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방세환 광주시장까지 등장했다. 방 시장은 “에구, 미안합니다”라며 “더 열심히 뛰어 배차간격도 줄이고, 노선도 확 늘리겠습니다. 준비 잘하고 있습니다”라는 댓글을 썼다.
경강선 배차간격이 긴 편이란 사실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애초에 전철을 이용하기 위해 서두르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배차가 20분 간격이면 10분 더 일찍 나오면 된다. 기다렸다가 타면 되는데 딱 맞춰서 타려고 느긋하게 나오니 놓치는 것”, “무슨 택시를 바라느냐. 이럴거면 자가용을 타라” 같은 댓글도 달렸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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