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9.13 14:47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 베란다에서 콘크리트 일부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단지는 1975년 지어져 준공 50년 차를 맞아 재건축을 진행 중인 단지다.
■ 베란다 천장 콘크리트가 뚝…재건축 단지 사고 빈번
13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교아파트 한 가구 내 베란다에서 콘크리트 일부가 떨어졌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이후 대교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 9일 공지사항을 각 동에 게시했다.
안내문에는 해당 사건 상황과 함께 “주민 여러분께서는 각자 거주하시는 가구 내의 베란다 천장에 균열, 크랙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체크해 사전에 안전사고 위험을 방지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베란다 천장 부분에 하자가 있는 경우 개인 전용 부분이므로 공사업체에 의뢰해 보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현재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건축 추진중이다. 작년 9월에는 서울시 신통기획 자문사업으로 첫 자문 회의를 시작해 약 11개월 만에 정비계획 심의를 완료했다. 이 단지는 95㎡(이하 전용면적), 133㎡, 151㎡ 등 3개 중대형 타입만 있는 데다가 학교를 끼고 한강과 인접해 가족 수요층에서 인기가 높다.
재건축 단지 노후화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2021년 대교와 가까운 여의도 한양아파트 한 가구에서 천장이 일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부식된 콘크리트 조각이 발코니로 떨어졌다. 당시에도 인명 피해는 없었다.시범아파트에서도 같은해 9월 복도 천장에서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입주민이 크게 다칠 뻔했다.
■10채 중 2채는 노후주택…”재건축·재개발 속도가 못 따라가”
노후 주택이 늘면서 이 같은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으나, 재건축·재개발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준공 20년 이상인 주택은 총 주택의 53.7%(1049만 가구)이다. 이 중 아파트의 46.9%가 지은 지 20년이 넘었다. 준공 30년 이상 주택은 504만 가구로, 총 주택의 25.8%에 이른다.
반면 재건축ㆍ재개발의 척도인 멸실주택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성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멸실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4만6000가구를 기록했다가 2022년에는 9만6000가구 수준까지 크게 줄었다”며 “멸실주택 수 감소는 정비사업이 정체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말했다.
전 연구위원은 “사업성이 나오기 위해서 공공기여 같은 부분을 완화해서 순차적으로 사업이 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업 여건이 안 좋을 때는 공공기여를 한시적으로 완화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의 중요성에 공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양측은 정비사업 지원을 위해 특례법 제정안의 조속한 논의와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서울시 구로구 대흥·성원·동진빌라 재건축 사업지를 방문해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현재 국회에는 재건축·재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려 정비사업 초기에 세우는 기본계획과 정비계획을 함께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조합 설립 이후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우는 단계인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도 동시에 처리하도록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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