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전세매물 '2400건' 터졌는데…돈줄 막힌 집주인들 '발동동'

[땅집고] “세입자 받으려고 했는데, 그냥 들어가 살아야죠 뭐.”

12일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 아실에 따르면 둔촌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세 매물이 12일 기준 2408건으로 급증했다. 두 달 전인 7월30일 1993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가 증가한 셈이며, 전세매물이 나오기 시작한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1일까지만 해도 2100건대였던 전세 매물은 9월 10일 2291건으로 증가해 8%쯤 급증했고 또다시 100여건 더 늘어나 최대를 기록했다.

입주 시점이 오는 11월27일로 1만2036가구가 입주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앞으로 전세 매물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중에 나온 전세 주택 가격 시세는 84㎡ 기준 9억원 선에서 최고 13억원 대에 형성됐다. 59㎡는 6억원~9억원대에 매물이 나와있다.

59㎡ 분양가가 9억~10억원, 84㎡12억~13억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 매물이 대다수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부와 시중 은행이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부 수분양자들이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초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은 대출 실행일에 임대인(매수자)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조건의 전세대출을 중단했다. 대출 실행일에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조건이 붙는 전세대출 등의 취급도 금지했다.

집주인이 새 아파트 잔금을 치를 때 세입자의 보증금을 활용하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에서다. 세입자 대부분이 전세자금대출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이 막히면 집주인이 잔금을 치르는데 지장이 생긴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다른 3개(KB국민, 우리, NH농협) 시중은행도 신한은행과 비슷한 방식으로 전세 낀 매매(갭투자) 등에 수반되는 전세자금대출은 중단한 상태다.

다만,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경우는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해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금지했으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신규 분양 주택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 말까지만 조건부 전세대출 규제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한 수분양자는 “대출이 나오는 시중은행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며 “시중은행이라고 하더라도 신축 단지에 대해 대출 규제를 예외로 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입주자들이 단체톡방 등에 모여서 다방면으로 대출 정보를 공유하고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당초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로 3년이 실거주 의무가 부여됐으나, 정부가 법을 개정해 실거주 의무 적용이 3년 유예된 상태다. 하지만, 최근 대출 규제 조치로 실거주하는 집주인 비중이 늘었다는 설명도 나온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원래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치르려고 계획했던 수분양자들이 실거주로 돌아선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대출 규제에도 전세금 또는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조짐은 없다”고 했다. 이어 “아직 입주까지 한 달여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전세 매물 물량과 시세가 어떻게 변동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에는 1만가구 넘는 주민이 입주하는만큼 금융권에도 약 2조원대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올림픽파크포레온에 이어 ‘장위자이레디언트’, 신반포 ‘메이플자이’, ‘휘경자이디센시아’ 등 서울에만 대단지 입주가 2만여 가구 예고된 만큼 대출 규제로 인한 수분양자들의 불편 등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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