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9.08 15:05
[땅집고] 서울 아파트값이 24주 연속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을 비롯한 핵심 지역이 집값을 견인하면서 지역 간 가격 격차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8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이뤄진 서울 아파트 매매 중 기존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신고가 거래가 11%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5일까지 신고된 8월 거래 중 신고가 비중은 12%로 더 높았다.
다만 신고가 경신 비중을 보면 자치구별로 편차가 제법 있었다.
먼저 서초구의 경우 올해 7월 신고가 비중이 34%로 25개구 중 가장 높았으며, 8월에도 신고가 거래가 전체의 32%였다. 서초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거래 3건 중 1건이 신고가 거래였던 셈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준공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84㎡가 지난 7월 55억원에 팔리면서 우리나라 국민평형 아파트 기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2009년 준공해 구축으로 접어드는 ‘반포 자이’ 84㎡ 역시 지난달 39억8000만원에 거래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어 강남구의 신고가 비중은 지난 6월 16%에서 7월 25%로 높아졌고, 8월에는 35%로 더 올랐다. 용산구 역시 신고가 비중이 7월 26%에서 8월 30%로 상승했다.
이 밖에 종로구(33%), 마포구(23%), 양천구(18%), 송파구(17%), 광진구(16%), 성동구(15%) 등 자치구에선 신고가 비중이 서울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직방 관계자는 “종로구의 경우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신고가 비중이 높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서울 외곽인 금천구(2%), 강북구(3%), 노원구(4%), 성북구(4%) 등에선 신고가 비중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 관악구(5%), 구로구(5%), 중랑구(5%) 역시 신고가 비중이 낮은 편이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조사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고점(2022년 1월 셋째 주)의 93% 수준을 회복했다.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성동구 등은 이미 전고점을 넘어섰고, 용산구 역시 전고점의 99% 수준에 다다랐다. 반면 서울 외곽지역인 도봉구는 아직 전고점의 82%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강북구(85%)와 노원구(85%)도 회복이 더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등 대출 규제가 아파트 매매시장의 지역 간 편차를 더 심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있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 매수자들은 대출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다"면서 "대출 규제가 당장 집값 상승 폭을 낮추기는 하겠지만, 서민 실수요자들의 자금줄을 조여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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