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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꼰대 문화에 한국은 오피스 전성기…해외선 재택근무로 도심종말론

    입력 : 2024.08.28 07:30

    [땅집고] 글로벌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가 파산하고 해외 오피스에 투자한 한국의 부동산 펀드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한때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던 미국 등 선진국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투자펀드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오피스발 금융위기론이 제기될 정도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땅집고] 뉴욕의 맨해튼/조선DB

    코로나로 도입된 하이브리드 근무의 정착

    코로나를 계기로 본격화된 ‘하이브리드 근무’는 오피스 시장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는 재택과 출근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코로나를 거치면서 선진국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 연례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근로자의 35%가 일부 또는 전체 업무를 재택으로 수행했다. 이는 2022년의 34%에서 1% 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 종료이후 대부분 오피스 복귀가 이뤄진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정착은 오피스 수요 감소와 주택수요를 자극하는 이중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좀더 넓은 주택, 쾌적한 교외주택에 대한 수요를 늘린다. 미국 집값의 지속적 상승 요인 중 하나가 하이브리드 근무로 인한 주택 수요 증가라는 분석도 있다.

    좀비 빌딩의 양산, 높아지는 공실률

    오피스 출근자의 급감은 공실률을 높이면서 이른바 ‘좀비빌딩’을 양산하고 있다. 미국 주요 도시들의 사무실 공간 점유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의 약 40% 급감했다. 점유율이 낮다는 것은 계약기간 만료가 도래하면 사무실을 축소하는 계약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2024년 1분기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이 19.8%인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공실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오피스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NYT)에 따르면 약 20년 전 4000억원대에 팔렸던 타임스퀘어 인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사무용 빌딩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최근 100억원대에 경매를 통해 매각된 사례가 나왔다.

    도심 쇠퇴 악순화 이론

    하이브리드 근무 확산은 도심공동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른바 ‘'도시 쇠퇴 악순환'(URBAN DOOM LOOP) 가설이라는 것도 등장했다. 콜롬비아대의 스틴 반 니우베르버그 (Stijn Van Nieuwerburgh)교수가 ‘ The Remote Work Revolution: Impact on Real Estate Values and the Urban Environment’ 등의 논문을 통해 제기한 가설이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오피스의 수요 감소는 도심 출퇴근자를 줄이고 이는 도시 상업시설의 쇠퇴를 초래한다. 인터넷 쇼핑으로 타격을 받은 도시 상업시설이 하이브리드 근무로 더 위축된다. 오피스 감소, 상업시설의 쇠퇴는 도심인구 감소와 세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지방 자치단체의 서비스 질의 저하, 도심 범죄의 증가를 초래 도심 쇠퇴의 악순환에 빠진다.

    이 가설은 80~90년대 미국 도시들의 교외화 현상과 도심 공동화를 연상시킨다. 도시 공동화는 제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이행하면서 도심 오피스 수요가 늘고 도심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도심의 부활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폐기됐다.

    오피스의 주거용 건물 전환 활발

    ‘도시 쇠퇴 악순환'(URBAN DOOM LOOP) 가설도 도시 공동화 이론처럼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오히려 도심의 오피스 수요 감소는 도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즉 남아도는 오피스를 살인적인 임대료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한 주택으로 변환시키거나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창업센터로 활용할 경우, 도심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반론이다. .

    실제 뉴욕 등 미국의 대도시에서 오피스 빌딩을 부족한 주거용건물로 바꾸는 공사가 한창이다. 워싱턴DC는 도심 거주 인구를 1만5000명 늘린다는 목표 아래 사무실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해 수행 중이다. 뉴욕시는 주거용 빌딩 건설 제한 구역인 맨해튼 미드타운 지역에도 주거용 빌딩이 들어설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

    ■ ‘K-꼰대문화’로 한국만 오피스 전성시대

    한국의 경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오피스 근무가 강화되고 있다. ‘K-꼰대문화’로 토요일 사무실 출근까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이 사상 최저치 기록을 경신할 정도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근무가 미국, 유럽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은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만 외딴 섬처럼 재택근무를 외면할 수는 없다. AI의 본격적 활용시대가 도래하면서 하이브리드 근무와 오피스의 몰락이 초래할 도시, 부동산 변화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차학봉 땅집고 기자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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