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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상도동 14억 아파트의 완판 "지나고 보니 갓성비였다"

    입력 : 2024.08.24 07:28


    [땅집고] “1년 가까이 안 나가던 매물이 최근 2~3주 동안 급격하게 나갔어요. 공사비 상승분이 반영돼서 나온 첫 분양 단지라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보고 수요자가 몰린 것 같아요.” (상도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경기 광명시 광명동 ‘트리우스 광명’, 용인시 기흥구 ‘영통역 자이 프라시엘’ 단지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해부터 미분양을 이어오다가 최근 ‘완판’에 성공했다는 건데요.

    최근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 수개월간 미분양이던 단지들이 완판 되고 있습니다. 특히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의 경우, 작년 9월 특별공급 진행 이후 완판까지 거의 1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 단지가 완판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로는 ‘높은 언덕’과 ‘고분양가’가 꼽혔는데요. 언덕이 너무 높아 “임장하다가 포기했다”는 후기도 온라인을 통해 올라오기도 했었습니다.

    실제로 현장 임장을 진행하면서 악명대로 정말 언덕이 높은지 확인해봤는데요. 지하철역 7호선 장승배기역 3번출구에서 상도4동 도깨비 시장을 지나는 길을 이용하면 언덕을 통하지 않고도 12분 정도에 단지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인근 지역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라 보행로가 좁고 노후한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평지길이 이어져 이동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상도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상도 11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전체 771가구입니다. 입주는 올해 3월에 시작했습니다. 양녕대군 후손이 만든 재단법인 지덕사 소유 땅을 재개발 사업으로, 조합원이나 임대 물량이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지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최근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가 완판에 성공한 요인으로 투자자들이 향후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동작구 행정복합타운이 연내 준공을 계획하고 있고 인근에 ‘동작센트럴자이’, ‘힐스테이트 장승배기’ 등이 한참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노량진 뉴타운까지 완성되고 나면 연계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겁니다.

    아울러 교통 호재도 예정됐습니다. 새절역과 2호선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이 개통하면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에서 걸어서 7분 거리에 신상도역(예정)이 생깁니다. 서부선을 타면 여의도와 노량진, 용산 등 업무지구 접근성이 크게 향상됩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분양가는 13억원대였는데요. 당시 1순위 청약을 마감하긴 했지만 계약 단계에서 대거 포기 물량이 쏟아지면서 일반 분양 물량 771가구 중 20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습니다.

    당시 인근 단지인 ‘상도더샵1차’ 같은 평형 가격이 12억2000만원 정도였는데요.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이 단지 분양가가 더 높게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고 결국 악성 미분양 상태로 1년을 가까이 끌어왔습니다.

    상도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폭등한 공사비와 인건비가 반영돼 나온 첫 번째 단지였기 때문에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합리적인 분양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됐다”면서 “입지 차이는 있으나 옆 동네인 반포에서 같은 평형이 50억원에 달해 서울 신축이 13억원대면 괜찮다는 판단으로 매수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주택 공급이 위축되면서 귀한 몸이 된 신축 단지에 대한 선호도도 반영됐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은 “올해 3월 신축 단지에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미분양 물량을 분양받았다”면서 “앞으로는 이 가격에 살 수 있을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 매수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랜 기간 미분양을 이어온 단지가 급격하게 완판에 성공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요즘 날씨처럼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이 불장은 언제까지 갈까요? 상도동 현장 분위기는 어떤지 직접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김혜주 땅집고 PD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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