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8.23 14:02
[땅집고]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 부동산 시장이 수성구를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소폭 상승하고 있다. 시장 판도를 바꾼 정도는 아니지만 어쩌면 “지금이 바닥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대구는 2021년을 전후로 주택 인허가 받은 물량이 워낙 많았다. 공급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미분양 물량 급증, 미분양 1위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주택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공급 폭탄으로 시장 침체를 겪은 대표적인 곳이 대구다.
그런데 최근 매수 심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올해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1만3803건으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888건보다 915건(7.1%) 늘었다. 8월까지 대구 아파트 거래량이1만3000건을 넘어선 것은 2021년(1만3185건) 이후 3년 만이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7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 자료를 보면, 대구는 지난달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112.5로 전월(104)보다 8.5포인트나 올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중에서 울산 다음으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수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많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실제로 집값도 하락세를 유지하다 최근 들어 상승 거래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일부 단지에선 신고가 거래도 나왔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범어 전용면적 84㎡(33평형)은 4월 이후에 7월에 첫 매매 거래가 됐다. 1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거래된 건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전고점 가격의 95%를 회복했다.
인근 범어SK뷰도 지난달 전용면적 84㎡(34평형)이 1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2022년 13억대 고점과 비교하면 아직 2억원 차이가 난다. 하지만 올해 초에 10억원 이하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이상 뛰었다.
수성구 뿐만이 아니다. 중구 남산동 반월당역 역세권 단지인 반월당역 서한 포레스트 전용면적 84㎡ 역시 6월 5억6500만원, 이달 5억6750만원에 신고가 거래돼 종전 최고가인 지난해 8월 5억4000만원 대비 약 2500만원 올랐다. 지난해에는 주로 5억 초반대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것과 비교하면 금액이 5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대구는 2023~2024년까지 입주물량이 많다. 이후 내년부터는 적정 수요량 아래로 내려간다. 2025년을 시작으로 2026년엔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올해 대구 인허가 물량이 1000여 가구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3~4년 뒤에 입주할 새 아파트가 없다는 이야기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쏟아진 입주 물량이 소화가 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저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단기간에 집값 급등장세가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한 전문가는 “다주택자 세금·대출 관련 규제가 풀리면 대구 시장도 상승장으로 본격적으로 돌입할 수 있으나 지금은 아니다”며 “대신 실수요자들이 선호도 높은 대구 내 상급지 등은 가격이 워낙 떨어져 매수를 고려해보는 것도 방법이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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