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8.22 09:54 | 수정 : 2024.08.22 10:33
천원주택 원조는 이재명 대선 공약
좌파 전매특허 임대주택 국힘 지자체장 정책화
임대주택 천국, 베네수엘라는 경제파탄
스웨덴, 네덜란드는40년 기다리는 임대주택
[땅집고] 인천시가 신혼부부에게 하루 1000원만 내면 살 수 있는 ‘천원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월 3만원의 임대료로 살 수 있는 천원주택을 매년 1000가구씩 꾸준하게 공급한다면, 그야말로 인천은 전세계,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주택천국’이 될 것이다.
좌파 전매특허 임대주택 국힘 지자체장 정책화
임대주택 천국, 베네수엘라는 경제파탄
스웨덴, 네덜란드는40년 기다리는 임대주택
[땅집고] 인천시가 신혼부부에게 하루 1000원만 내면 살 수 있는 ‘천원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월 3만원의 임대료로 살 수 있는 천원주택을 매년 1000가구씩 꾸준하게 공급한다면, 그야말로 인천은 전세계,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주택천국’이 될 것이다.
요즘 ‘꿈의 주택 정책’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신혼부부용 '반값 전세' 카드를 꺼냈다. 그동안 화순 등 이른바 인구 소멸지역에서 젊은이 유치를 위해 ‘만원 임대주택’을 도입하고 있지만, 인천시와 서울시 같은 대도시에서 이런 파격적 정책을 내놓는 것은 의외이다. 더군다나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출신 자치단체장들이 좌파, 진보 정치인들의 전매 특허로 여겼던 파격적 임대주택 정책을 꺼내들었다.
■ 천원주택 원조는 이재명, 그러나 지방에서만
천원주택의 원조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시절 100만호 규모의 기본주택을 조성하고, ‘월세 1만원’ 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주택은 소득•자산•나이 등 입주자격 제한이 있는 기존 공공임대와 달리 무주택자면 누구나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한 임대주택이다.
이재명 대표조차 월세 1만원 임대주택을 공약을 냈지만, 지역활성화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포플리즘의 끝판왕’이라는 비판을 받던 정치인도 대도시를 대상으로는 꿈을 꾸지 못한 정책이 바로 월세 1만원 임대주택이다.
대도시에서 월세 1만원 주택은 입주자만 로또 당첨의 행운을 누릴 뿐이기 때문이다. 당첨만 되면 20억 로또를 누리는 분양가 상한제가 집값 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인천시에 앞서 동작구는 이미 이재명 대표의 공약을 실현했다. 동작구의 월세 1만원 주택은 역세권에 ‘풀 옵션’ 주택이다. 문제는 딱 36명만 로또행운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동작구청장도 국힘소속이다.
■ 文 임대주택정책 비판하던 국힘의 변신
국힘은 임대주택을 주요 정책으로 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온갖 비판을 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전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의 ‘행복주택 단지’를 찾아 44㎡(13평) 투룸형 아파트를 둘러본 뒤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면 두 명도 (생활이) 가능하겠다”고 발언했다.
당시 국힘에서는 “주택난에 눈물짓는 부부, 서민들 가슴에 비수를 꽂은 것”이라며 “전시성 행정의 끝판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칭찬을 늘어놓았지만, 그 임대주택은 1년 넘게 49가구가 공실로 남아 있었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은 자가소유 주택, 좌파정당은 임대주택을 선호한다.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대통령도 임대주택 공급 정책을 폈지만, 서민을 위한 보조적 주택정책 수단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임대주택정책에 상당한 무게를 뒀다. 주택은 삶의 수단이지 결코 재테크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철학에 기반한 것이다.
윤 정부는 최근 전세가격이 오르자 문재인 정부의 주력 정책이던 매입임대주택 공급 목표를 2년간 8만호에서 12만가구로 확대했다. 매입임대는 고가매입, 공실발생, 빌라시장 교란 등 부작용이 많아 현 정부에서 사실상 축소됐던 정책이었다.
임대주택 위주의 주택정책은 이미 글로벌하게 실패가 확인됐다. 스웨덴은 한국의 좌파들이 꿈꾸는 임대주택 천국으로 유명하다. 스웨덴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20%로, 한국의 2~3배 수준이다. 더군다나 민간임대주택도 공공임대 수준으로 임대료를 통제한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임대차 3법 도입을 하면서 참조한 국가이다.
임대료가 통제돼 서민 주택 천국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임대료 통제로 임대 주택이 공급이 부족, 만성적인 임대주택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인구 100만명의 스톡홀름은 50만 명이 임대주택 입주 대기를 하고 있는데, 입주 대기기간은 평균 11년이다. 도심 인기지역은 20년 이상이다.
■ 임대주택 천국 베네수엘라의 경제파탄
임대주택이 퇴조하는 가운데 혜성처럼 등장한 임대주택 천국은 따로 있다. 한국 좌파들이 추앙했던 베네수엘라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22년 4월 400만호의 임대주택에 주민들이 입주했다고 선언했다. 전 가구수가 860만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임대주택에 산다는 주장이다.
임대주택 정책을 도입한 전임 차베스 대통령은 노후 주택의 임대료를 9년 동안 동결하고 임대감독국이 임대료를 측정해 임대료를 산정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임대료 통제제도를 채택했다. 매장량 세계 1위의 석유부국인 베네수엘라는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임대주택 등 무상복지 포플리즘에 낭비하다 경제가 파탄났다.
한국은 이미 로또 천국이다. 당첨만 되면 10억, 20억의 시세차익이 가능한 아파트들이 나오고 있다. 당첨자만 로또 행운을 누릴 수 있는 제도는 ‘주택 천국’이 아니라 희망고문을 하는 주택지옥이다. 천원주택, 반값 전세는 로또 청약의 변종일뿐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요즘은 보수정당조차 자신들이 그렇게 비판하던 좌파정당 뺨치는 포퓰리즘 정책을 들고 나온다. 더 한심한 것은 그 정책의 의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만병통치약이나 된 듯 자랑을 하기에 바쁘다는 것이다. /차학봉 땅집고 기자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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