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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붕괴로 벼랑끝 GS건설의 부활…"그래도 믿을 건 자이"

    입력 : 2024.08.21 09:30 | 수정 : 2024.08.21 16:35

    [분양청문회]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던 GS건설 ‘자이’, 청약과 재건축 수주 시장서 명예회복
    /인베스트조선

    [땅집고] 지난해 4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죠.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공사중이던 LH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와르르 무너진겁니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결과, 전체 기둥 32곳 중 19곳에서 주요 철근이 누락된 것이 주요 붕괴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아파트는 LH가 발주한 단지로, GS건설이 ‘시공책임형 CM방식’으로 수주해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고 시공까지 담당한 터라 책임론이 불거졌습니다. 이 사건 때문에 생겨난 말이 바로 ‘순살 자이’. 철근을 쏙 빼먹어버린 GS건설의 아파트가 마치 치킨에서 뼈를 제거한 순살치킨과 똑같다고 해서 만들어진 우스갯소리에요.

    주차장 붕괴 사건이 터지고 나니까 ‘아 나는 이제 순살 자이에는 도저히 무서워서 못 살겠다’, ‘자이 아파트 분양받으면 호구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여론이 악화하면서 체감상 자이 브랜드 이미지가 그야말로 재기 불능 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진 듯한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붕괴 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죠. 그럼 그동안 GS건설 불매, 순살자이 불매운동이 잘 이뤄졌을까요?

    일단 청약 결과를 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GS건설의 ‘자이’ 브랜드를 달고 분양한 아파트가 총 33개 단지입니다.(8월 12기준).

    지난해에는 1순위 청약 경쟁률에서 1대 1을 못 채운 단지가 ‘북천안자이 포레스트 2차’ 딱 한 곳 밖에 없었습니다. 검단사고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은 여전히 자이 아파트를 선택했다는 겁니다.

     

    올해에는 청약 미달난 아파트가 대전 ‘문화자이SK뷰’, 경기 이천 ‘이천자이더레브’, 인천 송도 ‘송도자이풍경채그라노블3~4단지’, 총 4곳으로 좀 더 많긴 한데요.

    하지만 2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가 전용 43~59㎡ 소형주택만 분양했는데도 평균 경쟁률이 무려 442대 1을 기록했죠. 또 7월에는 서울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가 평당 5000만원으로 강북권 역대 최고 분양가, 34평 기준 16~17억원에 분양해 고분양가 논란이 거셌는데도 250가구 모집에 4만넘게 몰리면서 무려 163대 1 경쟁률로 청약 마감했고요.

    이 점을 고려하면 앞서 4개 단지가 ‘자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미분양된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입지가 떨어지는 곳에 분양하는 바람에 청약 미달됐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전히 서울 알짜 사업장에선 ‘자이’ 브랜드 원해

    이번에는 정비사업 수주전으로 가보겠습니다. ‘순살자이’ 사건이 터지고 나니까 GS건설을 공사로 선정했던 현장에서 시공권 계약 해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대표적인 곳이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안양뉴타운맨션’(2723가구)입니다. 원래 재건축 시공사로 HDC현대산업개발를 선정했는데, 2022년 이 건설사가 짓던 광주 화정아이파크가 무너졌죠. 그래서 계약을 해지하고 GS건설로 시공사를 변경했던 재건축 아파트인데요.

    그런데 GS건설에서도 붕괴 사고가 터지니까 ‘이번에도 건설사 바꿔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거에요. 하지만 지금까지도 GS건설은 손절을 안했더라고요. 오히려 공사비를 8124억원에서 9587억원으로 증액하는 계약을 올해 7월에 체결한 것으로 확인돼, 조합이 이대로 GS건설에 재건축 공사를 맡길 것으로 보입니다.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새롭게 수주해낸 현장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수주액은 1조5878억원으로 집계되는데요. 2022년까지만 해도 7조147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기는 했어요. 하지만 이 같은 감소 추이는 업황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수주액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거든요.

    또 GS건설이 수주한 각 현장을 보면 서울 청량리6구역 재건축(4869억원)이나 송파가락프라자 재건축(4732억원) 등 서울 알짜 사업지가 대부분이에요. 여전히 이런 입지가 좋은 곳에선 조합원들이 새로 짓는 아파트에 ‘자이’를 브랜드를 달고 싶다면서 GS건설을 선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올해 들어서 수주 깃발 꽂은 현장도 지금까지 딱 2곳으로 많지는 않지만, 모두 규모가 제법 큰 사업지인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4월에 총 952가구 규모 대단지로 짓는 부산 민락2구역 재개발 사업을 3868억원에 수주해냈고요. 또 이달 12일에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대형 정비사업구역, 총 1654가구 규모인 거여새마을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7200억원에 따내면서 올해 서울 도시정비부문 마수걸이 수주에도 성공했습니다.

    ■ 국토부, 책임 회피위해 GS 방패막이로 악용?

    사고 초기에는 GS건설에 100% 책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GS건설이 5000억원을 들여 아파트를 전면 재시공하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그런데 사고 조사가 진행되면서 발주처 LH의 관리감독 부실과 뿌리 깊은 전관예우 카르텔 문제도 아파트가 붕괴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LH 전관특혜 실태 주요 감사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 부실 설계·시공 검수 등 공사감독 업무 부당 처리 ▲ LH전관업체에 대한 금품 수수·해외골프 여행 등 유착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사고 초기 국토부와 LH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GS건설을 방패막이로 내세운 것 아나냐는 동정론까지 나오면서, GS건설의 명예는 일부 회복된 분위기입니다.

    ■ “주택시장 반등하면 GS건설이 가장 큰 수혜볼 것” 분석도

    최근에 2024년 2분기 공시가 나왔는데요. 이 기간 GS건설 매출은 총 3조2972억원. 이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사업부가 바로 건축주택사업본부(2조5327억원)였습니다. 전체의 77%, 과반수를 차지합니다.

    이렇다보니까 업계에선 GS건설이 순살자이 사태로 큰 홍역을 치렀다고 해도,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건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최근의 분위기를 틈타면 다시 충분히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요.

     

    이선일 BNK투자증권의 연구원은 “주택시장이 반등하면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체가 바로 GS건설이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브랜드 파워에서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있다”면서 “인천검단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결국 브랜드의 힘”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GS건설은 자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리뉴얼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아파트가 붕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여전히 소비자들이 자이 브랜드 아파트를 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GS건설이 굳이 큰 비용을 들여 리뉴얼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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