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8.18 07:30
[땅집고] 한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서울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수도권 비(非) 아파트 분양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분양가가 10억원에 육박하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오피스텔이 한 달 만에 완판되고, 한 때 계약금 포기 사태까지 나왔던 서울 도시형 생활주택(도생)도 미분양이 사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에서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과거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었던 빌라와 다세대주택은 전세 사기 우려 탓에 선호도가 낮아졌다.
■동탄 오피스텔 10억에도 완판…비 아파트 미분양 관심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동탄2신도시의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 아파트 464가구와 오피스텔 88실이 완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주변 시세보다 3억원쯤 저렴했다. 이 때문에 1순위 청약에서 186가구 모집에 11만 6621명이 신청해 평균 626.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자의 청약가점도 최고 79점에 달했다.
그런데 아파트 뿐 아니라 오피스텔까지 모두 팔려 눈길을 끌었다. 오피스텔은 분상제를 적용하지 않아 가격이 9억7450만~9억9600만원 선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용 85㎡의 경우 방 두 개에 화장실이 하나 딸려 있는 아파트 59㎡(25평)와 유사하다”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 재반등과 신축 아파트 품귀로 인한 대체재 수요가 수도권 오피스텔까지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 서울 투룸 오피스텔ㆍ도생도 들썩
한때 계약금 포기 사태로 미분양이 쌓였던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신길AK푸르지오’ 도시형 생활주택도 최근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신길 AK푸르지오는 전용 15평대 아파트 296가구와 오피스텔 96실로 구성돼 있다. 2021년 11월 분양 당시 최고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훌쩍 넘었다. 분양가는 8억4430만~8억9970만원 선으로 비싼 편이었는데도 아파트 대체재로 관심을 모았던 것.
하지만 중도금 대출 지연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일부 수분양자들이 계약금(9000만원)을 포기하면서까지 계약을 줄줄이 해지해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비상이 걸렸었다. 준공 후 3개월 안에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 잔여 물량을 최초 분양가에 모두 인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7월 무순위(임의공급) 분양으로 입주자를 모집한 데에 이어 오는 22일 청약홈을 통해 미분양 잔여물량 소진에 나선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대우건설도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까지 완판은 아니지만, 확실히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장안동 일원에 현대건설이 분양한 ‘힐스테이트 장안 라보니타’도 최근 중단했던 분양 마케팅을 다시 시작했다. 지하 6층~지상 19층에 방 2개가 있는 74㎡ AㆍB타입, 총 162실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2년 전 그대로 A타입이 8억3100만~9억8900만원, B타입이 9억2100만~9억9200만원이다. 분양가는 최근 분양한 주거형 오피스텔과 비슷하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한동안 분양 마케팅을 멈췄다가 최근 다시 시작했다”면서 “계약률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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