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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대책이 서울 집값 불 붙인 이유 "알고보니 집값 부양책"

    입력 : 2024.08.16 07:49 | 수정 : 2024.08.16 07:51

    8.8대책에도 서울 아파트값 6년만에 최대 상승폭
    그린벨트 해제 등 장기대책에 집중, 단기대책 실종
    문재인 정부의 미친 집값 재현 불안감 커져

    [땅집고] 서울 집값 과열을 잡기 위한 국토부의 ‘8.8대책’이 오히려 집값을 더 올렸다. 섣부른 졸속 대책이 '정책참사'로 이어졌다.

    [땅집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 장관회의를 하고 있다. 회의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복현 금감원장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시절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 적어도 한두 달은 집값이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8.8대책’은 둔화되던 서울 아파트 상승세에 오히려 불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8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는 전주보다 0.32% 올랐다. 이는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약 5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이다. 문재인 정부(2017년 5월~ 2022년 5월)의 미친 집값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집값은 심리도 크게 좌우하는데 '정책 실패'가 패닉바잉을 초래하는 등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文 정부 미친 집값 재현 불안감 고조

    /한국부동산원

    최근 서울 주간 매매가 상승률은 ‘0.30%→0.28%→0.26%’로 다소 안정화되는 모습이었으나 8.8대책이 발표된 후 오히려 집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 휴가철이어서 매매가 줄고 집값이 안정되는 8월에 주간 단위로 0.3% 이상의 상승은 사실상 폭등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8.8대책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부동산 부양책’으로 집값 상승세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비판했고 그 예상이 그대로 적중했다. 실제 8.8 대책을 살펴보면 집값을 올리는 내용이 댜수 포함돼 있다.

    첫째.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8만 가구 공급은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5~6년에서 10년이 걸린다. 장기적으로 큰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그린벨트 해제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해당 지역과 주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다. 국토부가 주택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변했던 만큼, 이번 대책을 접한 국민들은 "얼마나 주택이 부족하면 그린벨트까지 헐어서 집을 지으려는 걸까"라며 불안감이 더 커졌다.

    둘째, 재개발 재건축 용적률 완화와 사업절차 간소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는 역시 장기대책이다. 단기적으로는 집값에 호재이다. 사업성 부족으로 집값이 하락하던 상당수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의 집값을 끌어올리는 대책이다.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 청사진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데,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집값에 불붙일 가능성이 높다. 재건축 규제 완화 수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이 들불처럼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 집값 안정대책이 아니라 사실상 경기부양책

    [땅집고]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공 신축 매입주택을 내년까지 11만가구 이상 공급하고 이중 5만가구 이상은 최소 6년 임대 후 임차인에게 우선 매각하는 분양전환형 신축매입을 신규 도입해 운영할 방침이다. /조선DB

    셋째,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의 무제한 매입정책은 결국, 서울 비아파트 가격을 불붙이는 정책이다.

    8.8 대책은 필요한 정책이지만 가급적 집값 안정기에 폈으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집값이 안정됐던 집권 2년간의 골든 타임에 발표됐다면 효과적으로 작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넷째, 현재 서울 아파트 과열은 서울의 주택 공급부족과 함께 9월로 예정된 미국발 금리인하 기대감도 큰 원인이다. 이미 시장금리가 크게 내리는 등 이른바 ‘금융 장세’ 성격을 갖는다. 실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등 글로벌 주택시장은 금리인하와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이런 글로벌 주택시장의 트랜드에 대해 눈감고 대출과 관련된 대책을 뺐다. 사상 최대 규모인 5년간 270만가구(인허가 기준) 공급 목표를 제시했던 정부가인허가 실적이 최악 수준으로 추락하고 집값이 과열되자 너무 서둘러 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전문가 의견수렴이나 부처 간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 금융장세에 장기 대책으로 대응한 것이 결정적 실수

    공급대책은 집값을 잡는 데 가장 효과적이지만, 문제는 효과가 수년에서 10년 후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원자재 가격 인건비 인상과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중대재해법과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싸고 빠르게 아파트를 짓는 시대가 끝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단기적 효과가 있는 대출 등 수요 관리대책을 8.8 대책에서 제외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미분양이 늘고 있는 지방과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생숙 등 비아파트 부문의 PF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8.8대책 수위를 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집값은 공급과 함께 수요라는 양 측면을 봐야 한다. 이런 기본적 사실조차 무시했기 때문에 '8.8대책'이 집값 올리는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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