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당근마켓 접속했더니 '헬리오시티' 주민들끼리만 거래한대요"

    입력 : 2024.08.15 07:30

    [땅집고] 당근마켓에 접속하니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소재 고가아파트인 ‘헬리오시티’ 입주민끼리만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있다. /A씨 제공

    [땅집고] 현재 송파구에 거주 중인 A(32)씨. 최근 필요한 물품이 생겼는데, 중고로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당근마켓’ 어플에 접속했다. 그런데 그동안 중고거래를 하면서 보지 못했던 화면이 눈에 띄었다. 어플 내 중고거래 관련 항목이 ‘가구·인테리어’, ‘디지털기기’, ‘여성의류’, ‘생활가전’ 등 물품 종류별로 나뉘어있었는데, 갑자기 총 9510가구 규모로 송파구 일대 최대 아파트 단지인 ‘헬리오시티’ 버튼이 생겨난 것.

    신기한 마음에 A씨가 ‘헬리오시티’ 버튼을 클릭하자 총 5407명이 참여 중이라면서 ‘집 앞에서 아파트 물품을 거래해요’, ‘믿을 수 있는 우리 아파트 이웃이에요’, ‘거래 약속을 잡기 편해요’라는 등 문구가 보였다. 하지만 헬리오시티 입주민이 아닌 A씨는 ‘우리 아파트’ 인증을 할 수 없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가 금지돼있었다.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당근마켓의 거래 범위가 기존 동(洞) 단위에서 아파트 단지로까지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서비스로, 아직은 테스트 기간이라는 것이 당근마켓 측 설명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 입주민끼리 연결하는 만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땅집고] 당근마켓 중고거래 버튼 중 ‘헬리오시티’ 분류 항목이 보인다. /A씨 제공

    당근마켓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하이퍼로컬(동네 생활권을 아주 좁은 범위로 좁힌다는 뜻)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동네보다 더 좁은 단위인 아파트 내 주민들을 연결하는 기능을 베타 테스트하고 있다”며 “현재 전국 160여개 단지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지역 내에서 GPS 인증 세부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화면 상단에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 단지 이름이 노출되는 방식”이라고 했다.

    헬리오시티 입주민들이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 거래하는 물품 범위는 매우 다양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이 매우 저렴한 생활용품부터 부피가 큰 육아용품이나 가구까지 천차만별이다. 이용자 간 거주지가 가까운 만큼 물리적, 심리적 거래 비용이 낮아 거래가 유독 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 지역에 사는데도 특정 아파트 주민들끼리만 거래를 허용하는 당근마켓 측 조치가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도 거래는 같은 생활권끼리만 가능한 구조였지만 어떤 중고 매물이 등록됐는지 목록은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는데, 아파트별 중고 거래 시스템의 경우 입주민이 아니라면 매물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방식이기 때문이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자 자녀끼리 만남을 주선하는 모임인 ‘원결회’ 홍보 전단.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서울에선 집값이 비싼 아파트 단지 입주민끼리 결속하면서 타인을 배제하는 풍속(?)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반포 원베일리 결혼정보회’(원결회)가 대표적이다.

    ‘원결회’는 결혼적령기인 미혼 자녀를 같은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민과 맺어주고 싶은 부모들이 만든 소모임이다. 가입비 10만원을 내면 준회원, 30만원을 내면 정회원 자격이 주어진다. 이들은 단지 근처 세빛섬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코스 요리 만찬과 와인 파티를 하며 짝을 찾는 행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34평)는 49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50억원에 근접할 정도로 비싼 집값을 자랑하고 있다. ‘헬리오시티’ 역시 강남3구로 묶이는 송파구 입지인 만큼 고가아파트로 통한다. 84㎡가 올해 7월 23억원에 거래됐다.

    A씨는 “그저 어떤 물건들이 올라와있나 궁금한 마음에 ‘헬리오시티 당근마켓’을 클릭했는데 입주민이 아니면 매물도 못 보도록 되어있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며 “아파트에 못사는 사람들은 중고거래도 마음대로 못하는 시대가 왔나보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당근마켓은 "해당 기능은 참여자들에게 동네 매물 중 같은 단지 내에서 더 쉽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물품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방식“이라면서 ”예를 들어 ‘헬리오시티’ 주민이 매물을 올리면 입주민 전용인 아파트 라운지에도 올라가지만,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동네 생활권 게시판에도 동시에 등록되기 때문에 매물 자체는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 건물만 잘 올리면 끝? 설계 · 시공 · 건축 모든 단계에 꼼꼼한 전략이 필요해요! 혼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돈 버는 건축 치트키 대공개 ☞ 땅집고M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