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8.14 09:19 | 수정 : 2024.08.14 09:22
[땅집고] “집값이 폭발적으로 오른 강남권에 비해 노도강은 이제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다는 생각에 거래량이 늘었다. 시세나 호가가 급등한 것은 아니지만, 6~7월에 매물들이 모두 소진됐다.”
강남권에서 시작된 아파트 매수세가 그간 침체되어 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으로 번졌다. 8·8 대책과 함께 상승장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으나, 현장에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 건수는 7257건이었다. 6월 7456건의 97.3% 수준이다. 이달 말까지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지난달 거래량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2020년 12월의 7496건과 간격도 크지 않아 2020년 7월(1만661건) 이후 4년만에 최다를 기록할 수도 있다.
노도강의 거래량 증가가 눈에 띈다. 7월 거래량은 노원구 578건, 도봉구 195건, 강북구 121건이었다. 전월 대비 노원구는 33.2%, 도봉구는 17.5%, 강북구는 24.7% 증가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기 시작하더니 6월부터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준상급지로 매수세가 번졌다. 7월 들어 강북권에서도 거래량 증가가 뚜렷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를 매도하고 준상급지나 더 큰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계동 상계주공호랑이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땅집고와 통화에서 “6~7월 들어 상대적으로 저가에 내놓은 급매물들은 이미 다 소진됐다. 이후 전체적으로 호가가 한 차례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 도봉구와 강북구 등도 침체기 때보다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도봉구 창동 이레공인중개사사무소 이경숙 대표는 “6~7월을 거치면서 강남 3구, 마용성 등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반대로 노도강 아파트들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거래량이 늘었다”며 “시세나 호가가 확 뛴 것은 아니지만, 매물이 모두 소진됐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 월계동 ‘미미삼(미륭·미성·삼호3차) 등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이 많다.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 중 재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보게 될 것이란 평가를 받는 지역이다.
다만 아직 현장에서 피부로 와닿는 변화는 크지 않다. 상계동 인터넷공인중개사사무소 김양은 대표는 “노원역 근처 단지들이 상승세를 탔다. 다만 6월 말 발표한 ‘노원구 상계·중계·하계택지 지구단위계획’의 영향이 더 컸다”며 “대책 발표 직후로부터 며칠 지났지만, 8월 들어서는 큰 변화는 없다. 매물, 호가 상황도 같은 상황”고 밝혔다.
일부 중개업소들은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져 공급이 늘면 좋은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자극해 신축과 구축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진짜 호재로 작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상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노도강 지역은 집값이 오르려면 강남 등 다른 지역에서 투자수요가 들어와야한다. 며칠이 지나도 문의가 잠잠한 것을 보면 그 정도 호재는 아니라는 의미”라며 “관련 법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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