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8.06 10:07 | 수정 : 2024.08.06 10:33
[붇이슈] “서울 아파트 시장, 상급지의 뜨거움이 중급지로 전이 중인 단계”
[땅집고] “시장은 2021년 11월 이래 최대폭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세와 거래량 모두 빠르게 오르면서 상급지에서 중급지로 시장의 온기가 전이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가로 알려진 삼토시(강승우)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린 글이 주목받고 있다. 삼토시는 2일 ‘상급지의 뜨거움이 중급지로 전이중인 단계’ 제목과 함께 7월 서울 아파트 시장을 정리한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삼토시는 “최근 2년간 KB부동산 데이터와 체감상 상당히 괴리가 있었지만 최근 증감률은 상당히 체감과 부합하는 느낌”이라면서 “그만큼 6~7월의 시장 분위기가 뜨거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급지 위주로 빠르게 올랐다보니 중급지와 차이가 벌어지면서 상급지에서 중급지로 분위기가 전이되는 게 감지된다”면서 “곧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시작으로 이문, 휘경, 반포에서 대단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전세가 상방 압력이 훼손되면서 매매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수도권 착공 물량 추이를 보면 급감을 거듭하고 있어 향후 공급감소 여파가 단기적이나 중장기적으로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이하 원문>
7월 지표가 나왔습니다.
늘 그랬듯이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지표를 보여드리기 전에 두 가지 양해를 사전에 구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지수 증감률은 KB부동산, 거래량은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이 출처입니다.
① KB 월간 지수 증감률은 전월 중순부터 당월 중순까지의 시세가 기준입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7월 지수 증감률은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를 말합니다.
②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이며 주택 거래 신고 기한은 1개월입니다. 7월 거래량의 정확한 수치는 8월말에 확인 가능한 셈입니다. 즉, 정확한 거래량은 1개월 전까지 Data만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제 그래프 보시겠습니다.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지수 증감률 +0.56%.
최근 2년간 KB부동산 데이터와 우리의 체감이 상당히 괴리가 있었다는 느낌을 져버릴 수가 없었는데 7월 증감률은 상당히 체감하는 상황과 부합하는 느낌입니다. 참고로 +0.56%라는 증감률은 2021년 11월 이래 최대폭의 상승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부동산은 전통적으로 2~3개월 가량 시세 반영이 늦었던 것도 사실이므로 실제 7월 증가율은 이를 능가했으리라 여겨집니다.
거래량도 5월 5,000건을 넘어선데 이어 6월도 7,000건을 상회했으며 7월은 6월보다 더 많은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서울 아파트 7,000건이라는 거래량은 폭등기였던 2021년에도 기록하지 못한 수준입니다. 그만큼 6~7월의 시장 분위기가 뜨거웠다는 것이겠죠.
다만 상급지 위주로 워낙 빠르게 올랐다보니 중급지와의 갭이 벌어지면서 상급지에서 중급지로 시장의 온기가 전이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정부도 부랴부랴 공급 대책을 8월에 발표한다고 나섰지만 현재와 같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 나올 수 있을까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만일 역대급으로 낮게 억제되고 있는 가산금리가 오른다면 이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그 부분도 큰 변화가 초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가산금리 추이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가산금리가 0.3~0.4%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한술 더 떠서 2024년 6월 가산금리는 0.2%로 역대 최저 수준을 갱신했습니다.
2024년 6월 이후의 급등 이유 중 하나를 설명해주는 대목이기도 한데요, 2023년 2월 1.02%를 기록했던 가산금리가 그 이후 줄곧 내려간 데에는 그 해 5월부터 시행된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인해 20만명이 1년간 10조원 넘는 대출을 갈아타면서 대출금리가 평균적으로 1.52% 낮아진 영향이 절대적인데 대환대출 플랫폼이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의 대출금리 경쟁이 앞으로도 유지된다고 볼 때 낮은 가산금리 역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그러나 급격히 달아오른 상급지의 온기가 퍼져나가고 순환매 형식으로 다시 상급지를 밀어올릴 시점에서 2024년 11월 둔촌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시작으로 이문, 휘경, 반포에서 대단지가 잇달아 입주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전세가 상방 압력이 훼손되면서 매매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가 매수 기회를 엿보는 분들에게는 기회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이유는 ① 올해말부터 내년까지 서울의 입주 물량은 다시 늘어나지만 서울 전세가의 하방경직성을 지탱해주는 경기의 입주 물량은 급감하기 때문이고 ② 2023년부터 시작된 착공 물량 급감은 2026년 이후 공급 급감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2023년 7월말 6.8만여건에서 10월말 7.8만여건까지 증가했고 그 이후 횡보하다가 2024년 3월부터 다시 증가하면서 5월말 8.5만여건까지 증가했습니다. 그 이후 시장이 뜨거워지자 매물 소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6월말 8.2만여건, 7월말 7.8만여건까지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매매 매물이 아닌 전세 매물 같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023년 들어 급감을 거듭하다가 7월말 3.1만여건에서 11월말까지 3.6만여건까지 반등했습니다만 그 이후 감소세가 지속적입니다. (2024년 1월말 3.5만여건 → 2월말 3.3만여건 → 3월말 3.2만여건 → 4월말 3.0만여건 → 5월말 2.9만여건 → 6월말 2.8만여건 → 7월말 2.7만여건) 감소세도 감소세거니와 매물의 절대적 규모 자체가 너무 적습니다. 둔촌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전까지 전세가가 매매가에 지속적으로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 그래프는 서울 아파트의 5분위별 평균 매매가 추이인데 가장 고가인 5분위(상위 0~20%) 아파트가 반등도 가장 빨랐던데다 상승폭도 남다릅니다. 그리고 2024년 7월 25억원을 재돌파했는데 전고점인 25.4억원에 거의 다다른 모습입니다. 참고로 각 분위별로 전고점 대비 7월 가격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5분위(상위 0~20%) : 100%
4분위(상위 20~40%) : 91%
3분위(상위 40~60%) : 88%
2분위(상위 60~80%) : 85%
1분위(상위 80~100%) : 84%
확실히 고가 아파트일수록 전고점에 다다랐거나 가까운 모습입니다. 서울 안에서도 이렇게 분위별로 전고점과의 괴리가 다른 모습, 초양극화의 한 단면이겠지요. KB부동산 데이터상으로는 3월에 5분위가, 4월에 4분위가, 5월에 3분위가, 6월에 2분위가 반등한 걸로 나오는데 1분위 아파트는 7월에도 아직 반등하지 않은 것으로 나옵니다.
전세가율은 2016년 7월(75.1%)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18년 11월에는 60%를 뚫고 내려갔는데요, 2020년 8월 53.3%까지 내려간 전세가율은 임대차3법 시행으로 반등하여 2021년 1월 56.3%까지 재상승하였으나 다시 하락 전환하면서 2023년 4월 50.8%까지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그 이후는 2023년 8월 51.0% → 10월 51.3% → 12월 51.9% → 2024년 2월 52.4% → 4월 53.2% → 6월 53.7% → 7월 53.9%로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사실상 중장기 평균 전세가율(54.3%)까지 거의 다 온 모습이네요.
현재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 추이를 보면 2021년 23.6만호 → 2022년 14.0만호 → 2023년 10.2만호로 급감을 거듭하고 있고 2024년도 5월까지 5.7만호로 여전히 평년 대비 훨씬 적은 상황입니다. 이런 착공 급감의 이유, 즉 공사비 급등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건설사들이 무리해서 수주 및 시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는데요, 결국 집값이 어느 정도 올라와서 건설사가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분양가를 시장이 수용하게 될 때까지는 공급 부족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과거 이력을 지켜보면 수도권 아파트는 입주 물량이 15만호를 상회하면 전세가율이 떨어지고 15만호를 하회하면 전세가율이 오르는 모습이 확인되는데, 이는 결국 2022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이 계속 15만호를 하회할 경우 전세가율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하기에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상황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공급 감소의 여파가 단기적으로도 중장기적으로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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