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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찮은 부모가 쓸 지팡이 찾다가 시니어쇼핑몰 만들었죠"

    입력 : 2024.08.02 11:29 | 수정 : 2024.08.06 17:10

    [시니어 산업의 멘토를 만나다 (상)] 이준호 '그레이몰' 대표 “어르신마다 다른 노인장기요양보험 규정…'맞춤형 상품' 제공하니 시장 선도”
    [땅집고] 복지용구 e커머스 '그레이몰'을 운영하는 이준호 그레이스케일 대표./그레이스케일

    [땅집고] “옛 동료의 편찮으신 부모님 사연을 듣고 지팡이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 게 처음 복지용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다. 복지용구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준비하는 과정만 6개월이 걸렸다.” (이준호 복지용구 e커머스 ‘그레이몰’ 대표)

    초고령화 시대에서 복지용구는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그러나 어떤 복지용구를 어디서, 어떻게 구매해야하는지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을 받은 대상자들은 연간 160만원 한도에서 복지용구를 구매할 수 있다. 보행보조기는 5년에 2개, 안전손잡이는 1년에 10개 등 까다로운 조건이 있어 대부분은 요양보호사나 업체의 일방적인 추천만 믿고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레이스케일 이준호 대표는 지금까지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2021년 복지용구 전문 온라인 쇼핑몰 ‘그레이몰’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땅집고와 만난 이 대표는 “옛 동료의 부모님 사연을 듣고 지팡이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 게 처음 복지용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라며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는데, 복지용구 정보가 담긴 상세페이지를 준비하는 과정만 6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땅집고]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복지용구 e커머스 '그레이몰'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그레이스케일

    다음은 이준호 대표와 일문일답

    -그레이몰을 오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삼성물산, 등산 쇼핑몰, 홈쇼핑 등 유통 쪽에서 오래 일하면서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기존 식품, 패션 등은 이미 대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옛 동료의 아버지가 뇌졸중, 어머니는 치매가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부모님이 사용하실 안전하고 세련된 지팡이를 함께 찾아다닌 게 계기였다. 나이가 50대에 접어드니 저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부모님이 편찮으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렇게 시장 조사를 시작하다 2008년에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

    2021년 초 처음 복지용구 시장 조사를 시작했을 때 시장 규모가 매출 기준으로 2300억원 정도더라. 당시에 복지용구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만 있었고,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도 없었다. 복지용구가 필요한 연령대의 고객이라면 40~50대 정도 자녀들이 구매를 해줘야하는데, 그 정도면 온라인 쇼핑몰로도 접근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복지용구 쇼핑몰을 오픈하는 데 필요한 과정은 무엇이었나.

    “2021년 9월에 법인을 설립했는데, 지자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오프라인 사업소에 대한 규정은 있었지만, 온라인몰은 사례가 없다보니 마땅한 규정이 없었다. 사무실은 면적, 물류 공간, 매장, 등에 대한 오프라인 규정만 있었다.

    다만 복지용구 상품에 대한 정보를 담은 카탈로그나 상세페이지는 없었다. 그래서 120여개 제조 업체에 전화를 해서 상품 정보를 얻고, 그레이몰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하나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상세페이지까지 만들었다. 그 작업만 6개월이 걸렸다.”

    -복지용구 e커머스 시장 현황은 어떤가.

    “복지용구 사업장이 전국에 2000여개 정도 된다. 그 중에서 직접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곳은 5곳 정도밖에 안 된다. 30~40곳은 네이버스마트스토어, 쿠팡 등을 통해 판매한다. 상당수는 요양원이나 다른 시설과 겸하시는 분들이 많고, 80%가량이 3인 이하 영세한 사업장이다.”

    -전국적으로 복지용구를 판매하는 회사는 많은데, 업력이 그리 길지 않은 그레이몰이 최대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

    “노인장기요양보험 관련 규정들이 상당히 복잡하다. 1년에 160만원 한도가 있고, 물품별로 구매할 수 있는 수량도 정해져있다. 개인부담금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것을 관리하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와도 구매자가 이걸 살 수 있는지 조회를 하고 구매 취소 여부를 통지하는 등 과정이 필요하다.

    관리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해도 개발자를 고용해 유지하는 데에도 힘들 것이다. 그레이몰은 직원이 13명, 그중 개발자가 3명이다. 이 인원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투자를 받고 정부 지원도 받아서 유지 중이다.”

    [땅집고]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복지용구 e커머스 '그레이몰'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그레이스케일

    -시니어 상품이 필요하게 된다고 해도 아직 관련 정보를 접하기 힘들다. 그레이몰 유튜브, 블로그 등을 통해 의료, 생활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유가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인가.

    “부모가 처음 아프기 시작한 자녀들 입장에서 아는 정보가 없는 게 문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누구나 다 받을 수 있는 혜택 중에 하나인데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 실제로 복지용구를 어디서,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 제품별 특징은 무엇인지, 부모님의 건강 상태에 따라 무엇을 써야하는지 모른다. 이런 내용을 알려야 우리 물건을 팔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장 돈이 안 된다고 해도 콘텐츠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해 시작한 것이다. 그레이몰 유튜브채널을 운영 중이고, 100여개 영상을 올렸다. 상품뿐 아니라 시니어와 가족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시니어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 인터뷰 등도 진행 중이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운영 전문가 과정>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3기)’을 오는 8월 28일 개강한다. 올해 2월, 5월 순차적으로 개강한 1기, 2기는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김이진 전 시니어스타워 재무운영본부장은 시니어타운 개발과 운영 수지 분석 방법을 알려준다. 서울시 초대 유니버셜디자인센터장을 지낸 최령 컨설팅랩이엘 대표는 어르신의 사용성을 극대화한 인테리어에 대해 설명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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