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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주택통, DL이앤씨 구원투수 될까

    입력 : 2024.08.02 09:37 | 수정 : 2024.08.02 10:24

    [건설사 기상도] DL이앤씨, 연이은 임원 유출 사태…박상진 DL건설 대표 실적부진 속 구원투수 될까
    [땅집고] DL 사옥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땅집고] 현금 보유고가 가장 많아 재무구조가 탄탄하기로 유명한 DL이앤씨가 최근 잇따르는 임원 교체사태를 겪고 있다. 4개월여 만에 수장이 2번이나 바뀌면서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한 상황이다.

    최근 DL이앤씨는 건설경기 침체에 발 맞춰 주택 사업을 대폭 줄이고 비건설업계 출신 대표를 앉히며 시장 상황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다시 ‘주택통’을 대표 자리에 앉히면서 급격하게 노선을 다시 주택 쪽으로 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땅집고]박상신 DL건설 대표이사. /DL건설

    ■ 네 달만에 수장 2번 교체…DL이앤씨·건설 대표 겸직 박상신 내정자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가 공식 취임 두 달 여 만에 사의를 밝혔다. 서 대표는 최근 회사 측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DL이앤씨도 서 대표 사표를 수리했다. LG전자 전무 출신인 서 대표는 지난 4월 DL이앤씨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지난 5월 10일 정식 취임했다. 그리고 불과 두 달만에 사표를 냈다.

    공석이 된 DL이앤씨 대표 자리에는 박상신 DL건설 대표 겸 DL이앤씨 주택산업본부장이 오른다. DL건설 대표직과 함께 겸임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난 1일 DL건설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자마자 한 달도 채 안 돼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에 이어 대표직을 맡은 것이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곽수윤 전 DL건설 대표가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 자리에 오른 지 반년만에 사표를 내면서 박 대표가 주택사업본부장에 올랐었다. 주택사업본부장과 대표가 같은 달 줄퇴사를 하면서 박 대표는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곽 전 본부장 역시 서 전 대표와 같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냈다.

    박 대표는 대흥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했다. 이후 대림산업ㆍ고려개발ㆍ진흥기업 대표를 지낸 주택전문가로, 대림산업 영업이익 1조를 달성했다. DL이앤씨는 이달 14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박 DL건설 대표를 DL이앤씨 신임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땅집고]DL이앤씨 CI./DL이앤씨

    ■ 돌아온 주택통…’위기의 DL이앤씨’ 구할까

    업계에서는 이번 수장 교체로 인해 DL이앤씨의 방향이 바뀔지 눈길이 쏠린다. 이런 상황에 주택통으로 불리는 건설업계 올드보이가 귀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작년부터 DL이앤씨는 주택 분야를 대폭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DL이앤씨는 오래 전부터 선별 수주를 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는 입장이지만, 7월까지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못 했을 정도로 유달리 부진한 모습이다. 지방이나 수도권 수주는 완전히 접었으며, 서울 송파구 ‘삼환가락’, 용산구 한강 변의 ‘용산산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 등 서울 핵심 입지 입찰을 줄줄이 포기했다.

    내부 인력도 크게 조정 중이다. 올 초부터 대규모 임원 구조조정을 진행, 마창민 전 대표를 포함해 주택ㆍ토목ㆍ플랜트 사업 부문 임원 18명이 퇴직했다. 지난 5월부터는 구조조정을 위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정직원 50~70명,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면 수백명대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DL이앤씨 실적은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전년 동기(901억원) 대비 32.5% 줄었다. 주택사업 수익성 악화로 인한 실적부진이다. 공식 선임 이후 박 대표의 당면 과제는 DL이앤씨 실적 살리기가 될 전망이다. 실적을 살리기 위해 최근 다시 살아난 정비사업에 주력해 주택 부문을 살릴지,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DL이앤씨와 DL건설과의 통합설도 돌았으나, 이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건설업황 자체가 나쁘고 양사의 주력 사업부문이 다르기 때문에 시너지보다는 악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DL건설은 DL이앤씨와 다르게 실적이 좋다. 올 1분기 DL건설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04억원) 보다 12.5% 늘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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