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경쟁률 294만대 1" 정부 땜질식 처방이 전국민 '로또 청약' 키웠다

    입력 : 2024.07.31 14:04

    [땅집고] 지난 29일 무순위 청약이 실시된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이 2017년 최초 분양가에 물량이 나오면서 역대급 청약 열풍을 일으켰다.

    [땅집고]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심화하고 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크게 저렴해 '로또 청약'이라는 말도 나온다. /조선DB

    실제 로또 당첨 확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신청자가 몰리며 29일 당일 청약홈 서버가 마비됐고, 최초로 청약 일정이 하루 더 연장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청약 결과 294만대 1이라는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 기록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열 현상이 벌어진 이유로 청약 주택 공급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해 차익이 커진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정부때부터 청약 제도 및 관련 공급 제도가 땜질식으로 바뀌면서 이와 같은 부작용이 더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공급을 통해 기존 주택 수요와 청약 대기 수요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분양가 상한제 역효과…청약 시장 ‘돈 안놓고 돈 먹기’ 풍조 심화

    업계에서는 청약 제도가 거듭 고쳐지면서 시장이 더 혼란스러워졌다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분양가 상한제’ 규제다. 지난 정부에서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 민영주택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 들어 건설 시장이 침체해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만 제도를 남겨놨다.

    하지만 저렴한 새 아파트를 무주택 서민에게 공급한다는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사비가 저렴하고 주택 시장이 호황기였을 때는 무주택 서민에게 일부 공급 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공사비·금융비용이 급등하는 국면에서는 지역별로 양극화만 심화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 등 인기 지역에는 시세보다 확연히 저렴한 로또 단지가 공급되고, 지방 청약 시장은 비싼 아파트가 공급돼 수요 자체가 사라지면서 미분양이 확대됐다.

    무주택자 위주의 가점제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 역시 불균형을 가중한다는 비판이 많다.

    박재룡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저렴한 새 아파트 주택을 보유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고 공정하게 주어지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은 균형이 깨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종합부동산세 등 세부담 없이 강남 고가 전세주택에 거주하면서 청약 가점을 높인 무주택자와 수도권에 저렴한 주택을 보유하며 세금을 내는 1주택자가 청약 시장에서 경합을 벌이면, 강남 고가 전세주택 거주자에게 우선순위가 부여되는 것은 문제”라며 “수도권 핵심지 청약은 자금력이 있는 사람들이 당첨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마찬가지 논리로 지난 정부에서 폐지했던 ‘9억원 이상 고가 주택 특별공급’을 윤 정부가 부활시킨 것도 혼란만 높였다는 지적이다. 특별공급은 사회 취약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 가구, 신혼부부, 국가유공자, 10년 이상 장기복무 군인, 북한 이탈 주민, 장애인 등이 대상이다.

    최근 공사비·금리 상승에 수도권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9억원 이하로는 공급 자체가 이뤄지지 않자, 고가 주택에도 특별공급을 재도입한 것이다. 하지만 이로써 강남 청약 단지 일반공급 물량이 줄면서 경쟁률이 높아지고 ‘금수저 청약’이 부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 “청약·기존주택 매매 수요 균형 맞춰야”

    정부가 올해 3월부터는 민영주택 일반공급 가점제에서 배우자 통장가입기간의 절반을 합산할 수 있도록 하면서 청약 인플레이션 현상도 심화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본인과 배우자가 각각 5년(7점), 4년(6점)간 청약통장을 보유했을 경우 본인 청약 시에는 5년(7점)과 배우자의 기간 절반인 2년(3점)의 통장 보유 기간을 인정해 10점의 점수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부부의 중복 청약신청도 가능해졌다. 만점 통장이 흔해지고, 가족 구성원이 각자 청약에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난 정부에서 청약 제도를 여러 번 고치면서 땜질식 처방이 이어지다보니 더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며 “수요가 청약에만 쏠리는 것도 문제지만 청약 대기 수요가 있어야 기존 주택 가격이 오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균형있게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월세 300만원인데 대기만 300명?! 초고령화 사회 한국, 시니어 주거 시설은 턱 없이 부족, 블루오션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 땅집고M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