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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50억' 불경기 비웃는 서울 초고가 집값…日 80년대 주택버블 연상시켜

    입력 : 2024.07.31 07:30

    [문 정부 뺨치는 ‘주택 버블’]

    일본 부동산 버블기 연상시키는 초고가 주택 폭등
    종부세 완화 바람타고 초고가주택 수요 급증
    한류스타 등 초부유층 ‘초고가 주택 사재기’

    [땅집고] 서울 상급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 매수세가 완전히 살아나면서 집값 상승세가 국내를 넘어 미국 뉴욕 집값을 뺨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10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이른바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4평형(전용면적 84㎡)이 50억원을 돌파했다. 일부지역의 주택가격이 문재인 정권 집값 폭등기를 뺨치는 정도를 넘어 부르는게 값이던 ‘1980년대 일본 부동산 버블기’를 연상시킨다는 말까지 나온다.

    [땅집고] 올해 들어 거래된 10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아실

    뉴욕 빰치는 초고가 주택 거래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273㎡(이하 전용면적) 1층 매물이 지난 6월4일 200억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단지 273㎡가 2021년 10월 84억원에 팔린 금액에서 3년새 두 배 넘게 뛴 것이다. 2006년 국토부가 실거래가격을 공개한 이후 아파트·빌라 등 공동주택 역대 최고 매매가다. 그동안 서초구 서초동의 연립주택 ‘트라움하우스 5차’가 가지고 있던 가장 비싼 집값 타이틀을 넘겨 받게 됐다.

    이 외에도 100억원을 넘긴 매매거래는 줄을 잇는다. 같은 동 244㎡과 한남동 ‘한남더힐’ 240㎡는 각각 올 4월 120억원에 팔렸다.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6,7차 144㎡는 올 3월 115억원에,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200㎡는 올 5월 109억원에 거래됐다.

    ■ 갭투자로 100억 주택매수…부활한 부동산 불패신화

    최근 109억원 아파트 72억 전세끼고 37억에 갭투자한 40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초고가 아파트는 계속 오른다는 이른바 부동산 불패신화에 기반한 투자이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한때 붕괴되는 듯했던 부동산 불패신화가 완전히 되살아나고 있다.

    압구정동 ‘압구정현대 7차’ 157㎡는 이달 20일 64억원으로 최고가에 팔렸다. 지난달 신고가(56억원)보다 8억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164㎡는 이달 이전 신고가보다 1억 2000만원 오른 45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대치동 ‘롯데캐슬리베’ 121㎡는 31억원으로, 기본보다 1억5000만원 올랐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가 50억원에 거래됐다. 반포동 일대에서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4평형이 처음으로 50억원을 돌파했다./강태민 기자

    강남권에서는 ‘국평 50억원 시대’가 열렸다. 과거 ‘평당 1억’ 아파트 시대를 최초로 열었던 아크로리버파크에서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4평형(전용면적 84㎡)이 50억원에 거래됐다. 반포동 일대 첫 국평 50억 시대를 연 것이다. 같은 동 원베일리 84㎡는 올 6월7일 49억8000만원으로, 50억원에 육박했다.

    한류스타 등 슈퍼부자들의 초고가 주택쇼핑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고가주택 집값 천장이 뚫렸다고 분석한다. 우리나라 역시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선진국들이 겪는 부동산 초양극화 시기를 겪게 됐다는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 수가 전년 대비 7.5% 늘어난 45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젊은 부자들이 늘면서 일부 세대 교체 정황도 보이고 있다. 보이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은 지난해 국내 최고 분양가로 주목받은 워너자이 한 가구를 분양받았다. 74평형의 단층 구조로, 분양가는 150억~180억원에 달한다. 지드래곤 소유한 집은 총 3채로, 시세만 약 560억원에 달한다. 가수 아이유, 배우 송중기, 축구선수 손흥민 등 유명 젊은 배우ㆍ운동선수는 분양가가 최소 200억원부터 시작하는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받았다.

    올 1월 한남더힐 233㎡를 94억 5000만 원에 매입한 사람은 1998년생으로, 20대다. 2월 80억 원에 거래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96㎡ 매수자는 30대 초반(1992년생)이다. 최근 장윤정·도경완 부부 소유의 한남동 나인원한남 매수자도 1989년생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비트코인, 주식 및 유튜버 활동 등으로 단기간에 큰 돈을 버는 젊은 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부동산 초양극화가 부동산 버블로?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됐기 때문에 과거보다 부자가 많이 생기고 중산층이 탄탄해지는 ‘부의 양극화 심화’ 과정을 겪으면서 부동산에서 초양극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은 집값이 뚝 떨어져도 핵심 지역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는 일본과 같은 흐름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른바 ‘부자 감세’로 불리는 종부세 손질도 앞으로 고가 주택 집값 상승을 부추길 전망이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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