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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판' 청약 광풍, 분상제의 후유증…文 정부 덫에 걸린 윤 정부

    입력 : 2024.07.30 07:30

    [文 부동산 대못에 뺨 맞는 윤 정부 주택 정책]
    전국민 로또판으로 변질된 청약 시장
    당첨된 1인만 행복, 나머지는 주거난

    [땅집고] “로또 한 장 사기 어렵네요.”

    29일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양천구 신정동 ‘호반써밋 목동’의 무순위 청약이 동시에 진행되자 청약홈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오후 한때 청약홈 홈페이지에 접속한 대기인원은 234만5000여명, 예상 대기 시간이 무려 651시간으로 집계됐다.

    [땅집고] 지난 29일 무순위 접수를 받은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아파트. /땅집고DB

    급기야 한국부동산원은 이날 청약을 진행한 9개 단지에 대해 청약 접수시간을 후 5시 30분에서 오후 11시로 연장하고 특히 신청자가 많이 몰린 ‘동탄역 롯데캐슬’은 30일까지 모집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청약홈 홈페이지 접속 자체가 먹통이 되자 “로또 한 장 사기 어렵다”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 文 정부 규제로 ‘로또판’ 변질된 청약시장…“내 집 마련 수요, 청약에 과하게 쏠려”

    이날 청약홈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과열이 벌어진 원인이 무엇일까.

    ‘동탄역 롯데캐슬’ 84㎡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주택이어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1가구 가격이 분양가 4억8200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6월 이 아파트 같은 주택형이 14억5500만원에 팔려 시세차익이 10억원에 달했다. 전세금 시세도 6억원대다. 사실상 돈이 한 푼도 없어도 세입자를 들이면 잔금을 치를 수 있다.

    [땅집고] 지난 29일 오후 4시30분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홈페이지 접속 지연 안내 화면. /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최초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이미 3년이 지난 시점이라 아파트를 바로 팔아 차익을 보는 투자도 가능하다. 거주의무나 재당첨 제한도 적용받지 않는다.

    청약시장이 이 처럼 왜곡된 것은 지난 문재인 정부 시기 규제 강화에서 비롯됐다. 지난 정부는 청약시장이 과열됐다면서, 수도권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민간 주택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다. 청약 자격은 철저히 무주택자 위주로 가점을 적용해 당첨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하지만 제도 개선 결과 오히려 청약 시장이 더 과열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은 주택이 시세보다 현저하게 저렴해지면서 청약 시장이 로또판처럼 변질됐다.

    또 가점제를 확대하면서 무주택 내 집 마련 수요가 오로지 청약 주택에만 쏠리는 부작용까지 겹쳤다.

    여기에 거주지역 제한 규제로 핵심지인 강남 지역의 분양 아파트는 사실상 서울 무주택 현금부자에게 기회가 주어지면서 서민을 위한다는 규제가 무색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가령 종합부동산세 등 세부담 없이 강남 고가 전세주택에 거주하면서 청약 가점을 높인 무주택자와 수도권에 저렴한 주택을 보유하며 세금을 내는 1주택자가 청약 시장에서 경합을 벌이면, 강남 고가 전세주택 거주자에게 우선순위가 부여된다는 지적이다.

    ■ “신규 분양, 무주택·유주택자 골고루 기회 줘야”

    업계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즉시 주택 시장이 침체했을 때보다 적극적으로 청약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질했더라면, 이 같은 로또 열풍이 덜했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여전히 서울 핵심지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용산은 규제지역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있다. 상한제를 적용받는 주택 가격이 평당 6000만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나오지만, 시세보다 수십억 저렴해 청약 과열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박재룡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그간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했지만, 청약 가점제와 추점제 비율 조정 정도에 그쳤을 뿐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하지 않았다”며 “부동산 시장에는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도 있지만, 유주택자의 이사 수요도 만만찮게 존재하는데 신규 분양 물량이 무주택자 중심으로만 집중돼 시장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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