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25 07:30
[진짜 집값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송파 헬리오시티 이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 2위
[땅집고] “천천히 오르던 집값이 예상치 못하게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며 매도를 보류하고 있고, 호가도 올라간 상황이다.” (고덕동 채운공인중개사사무소 이선민 대표)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84㎡(이하 전용면적)가 이달 20억1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에서 해당 주택형으로는 처음으로 20억원을 돌파했다. 4월까지 16억대를 유지하던 실거래가는 5월에 17억3500원, 6월 18~19억원을 거쳐 20억원을 돌파했다. 매월 1억원 이상 상승한 것이다.
다른 주택형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다. 지난 6월에 97㎡가 20억7000만원, 127㎡가 27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외 전 주택형도 2022년 저점을 찍고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거래량도 서울 최고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단지 2024년 상반기 거래량은 174건으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204건)에 이어 서울 전체에서 2위다.
2019년 9월 입주한 고덕그라시움은 최고 35층, 53개동 4932가구 규모 대단지다. 서울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초역세권이고, 인근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있는 학군지다. 고덕주공아파트 2단지와 삼익그린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정주요건이 우수한 신축 대단지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는 건 자연스럽다. 다만 엄청난 거래량과 폭발적 상승세는 현지 중개업소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고덕동 채운공인중개사사무소 이선민 대표는 땅집고와 통화에서 “하락기를 겪으며 눌려있던 아파트 가격이 천천히 오르다가 예상치 못했던 거래들이 이뤄지고 가격도 폭발적으로 상승했다”며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가격이 치고 올라가면서 고덕동까지 영향이 왔다”고 평가했다.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만2032가구로 국내 아파트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84㎡ 입주권 가격이 23억5177만원(6월)까지 치솟았다. 강동구 내 신축 단지들로 상승물결이 옮겨가며 고덕동 ‘대장’으로 불리는 고덕그라시움 집값도 올랐다는 분석이다.
고덕그라시움은 인근 단지들 집값까지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전고점 대비 90% 이상 수준으로 가격을 회복했다.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84㎡는 7월 18억원에 거래돼 최고가인 19억8000만원(2022년 4월)의 90%까지 회복했다.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 84㎡는 최고가(17억1500만원)의 97% 수준인 16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급격한 가격 오름세에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높이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거래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급매물은 이미 다 소진됐고, 다른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며 매도를 보류하는 중이다. 호가를 높이며 분위기를 보고 있다”며 “매수를 희망하는 문의가 많지만, 이미 시세는 높아진 이후라 놀라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향후 여러 호재로 매매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를 진행 중이며, 2028년 개통하며 현재 약 50분이 걸리는 강남권까지 이동 시간이 20분대로 줄어든다. 또 JYP 신사옥 건립 예정지로 관심을 받은 고덕비즈밸리가 조성된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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