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비웃는 목동의 신고가 행진…재건축 호재에 7단지 20억 돌파

[땅집고] “이제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목동에 재건축 기대감이 돌고 있다. 재건축이 아니더라도 학군지라는 특성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7단지’ 전용 74㎡(이하 전용면적)이 7월 20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 59㎡도 최근 17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7단지뿐 아니라 목동 일대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2단지 95㎡ 21억7000만원(7월), 97㎡ 21억4000만원(7월), 3단지 140㎡ 28억원(6월), 14단지 192㎡ 17억7500만원(6월) 등에서 실거래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들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많은 이유는 재건축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양천구 목동(1~7단지)과 신정동(8~14단지)에 위치했다. 재건축이 모두 마무리되면 현재 2만6000여가구가 5만3000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현재 모든 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정비계획안이 확정된 6단지와 14단지가 현재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르다. 나머지 단지들 역시 신속통합기획(자문사업)을 통해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단지 입지가 집값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목동7단지는 서울지하철 5호선 목동역과 가장 가까운 초역세권 단지다. 1986년 입주한 이 단지는 최고 15층, 34개동 2550가구 규모 대단지다. 오래된 아파트이지만, 학군, 학원가, 인근 상업 시설를 비롯한 정주여건이 우수해 ‘목동 대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목동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이 이제 막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신시가지 모든 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해 어느 정도 기대감은 있다”며 “목등은 재건축이 아니더라도 학군지, 인근 학원가 등 입지와 정주여건 덕분에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됐음에도 신고가 거래가 꾸준히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지자체장 허가를 받아야 하한다. 2년 실거주 의무가 있어 갭투자도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들 14개 단지에 투기 수요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2021년 4월 처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올해 4월 구역 지정을 1년 연장했다.

이제 집값 상승세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 영향은 이제 크지 않는 것 같다. 실거주 수요가 더 크다”며 “목동에 부촌으로서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강남, 서초구 대비 낮은 시세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더 이상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고 평가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거주 수요가 큰 상황에서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토지거래허가제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입지가 좋은 곳은 인근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면 함께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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